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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인구감소 산재지역도 마찬가지
"코리안드림" 찾아 뿔뿔이 남은건 로인과 어린이들뿐
2007년 12월 06일 09:06 【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2500명 살던 흑룡강성 조선족마을엔 500명만 남아

홍신촌을 이끌고있는 손영자서기는 “젊은이들이 농사지을 생각은 않고 밖으로만 빠져나가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할빈은 일제의 한반도 침략이 본격화되던 20세기초엽 조선민족의 영웅인 안중근 의사가 일본 정부의 수괴 이또히로부미를 사살한 곳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흑룡강성의 성도(省都)이기도 한 할빈시내를 벗어나 자동차를 타고 동쪽으로 1시간을 달려가면 아성구 료전만족향이 나온다. 이곳에 2500여명의 조선족이 모여 사는 농촌마을 홍신촌이 있다. 홍신촌은 흑룡강성 정부가 지정한 새농촌모범마을중 하나다. 동네길이 바둑판처럼 정비가 잘 되여있고 길옆에는 갖가지 꽃나무와 과일나무가 예쁘게 늘어서있다. 또 중국농촌에서는 보기 드물게 집집마다 실내화장실이 있고 가스보일러를 설치한 가정도 많다. 마을중심에는 아름답게 정비된 문화광장과 문화회관이 들어서있다. 최신식 농촌마을이라 하여 중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견학을 하러 찾아온다.

홍신촌이 흑룡강성에서 유명한것은 100% 조선족으로만 이뤄진 마을이라는 점이다. 약 20년전에 조선족 50여가구가 한족으로부터 논과 밭을 사서 만든 집단촌이 이렇게 커졌다.

홍신촌의 가구당 농업소득은 년간 7000원정도. 농업이외 소득까지 합하면 1만 5000원정도로 린근 한족농부들보다 훨씬 풍족하게 살고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동북 3성에 위치한 조선족마을가운데 결속력이 가장 강하다는 이 마을도 요즘 한국과 중국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사람들로 그 뿌리가 흔들리고있다. 홍신촌에 거주하는 조선족가구는 396가구, 주민은 2460명이다. 하지만 이는 명부상의 수자일뿐이다. 실제로는 500명정도만이 살고있다.

손영자서기는 “한국에 돈 벌러 나간 사람이 800명에 이르고 북경,상해, 천진 등 대도시 지역에도 300명 가까이 나간걸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린근 외지로 떠난 주민까지 포함하면 전체 주민의 80% 가량이 외지로 나가 산다는 얘기다. 밖으로 나간 사람이 많다보니 빈집이 전체 가구의 30%에 달하고, 대부분의 가정이 남편 또는 안해 어느 한쪽이 없는 상황이다.

홍신촌은 위기에 놓여있는 조선족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한 사례에 불과하다. 잘사는 마을이 이 정도이니 소득수준이 낮은 다른 마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중국에는 현재 약 200만명에 달하는 조선족이 살고있다. 대다수는 길림성(63%)과 흑룡강성(24%), 료녕성(11%) 등 동북3성에 거주하고있다. 그러나 이는 공식적 수자이다. 조선족가운데 20만~30만명은 한국에서 일을 하고있다. 또 20여만명이 중국 대도시와 연안공업지역에서 활동중인 한국기업들에 취업중이다.

조선족인구감소는 우리 민족의 언어와 문화, 풍습, 전통을 보존할수 있는 공간이 사라진다는것을 의미한다. 동북3성에서는 이미 수십개의 조선족마을이 다른 마을과 합병되였다.

조선족사회의 해체를 막기 위해 현재 여러가지 대책이 마련되고있다. 홍신촌에서는"마을을 떠나는 사람들은 다른 민족에게 재산을 팔지 못한다"는 내부규정을 만들어 운영하고있다. 손영자서기는 “밖으로 돈벌러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논과 밭을 조선족자치조직에 맡기도록 하고 자치조직이 대신 농사를 지어 번 돈의 일부를 주인의 통장에 넣어주고있다”고 말했다.

밖에서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온 조선족의 생활도 불안하기 그지없다. 한국에서 큰돈을 벌어 쓰던 습관때문에 중국에 돌아와서 일하는것을 달갑지 않게 여긴다는것이다. 중국공장에서 받는 임금은 한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깟 돈 벌어서 부자 되겠는가”라며 농사일도 안하고 노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놀다가 돈이 떨어지면 다시 한국으로 돈을 벌러 나간다고 한다.

홍신촌의 한 주민은 “한국으로 나가는 조선족은 려권브로커들에게 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한족으로부터 년리 수십퍼센트의 고리대를 얻어 쓴다”면서 “많은 조선족이 빚을 안고 살아가고있다”고 말했다. 시체말로 "고생은 조선족이 죽도록 하고 돈은 한족이 벌어간다"는 얘기다. 한국에 간 아버지나 어머니가 련락도 없이 돈을 부쳐주지 않으면 중국땅에 사는 가족들이 빚쟁이에 시달리는 고통을 겪는다.

할빈공대 진동주교수는 “조선족청년들이 자꾸 고향을 버리고 외지로 나가는것이 안타깝다”면서 “조선족사회가 이런 식으로 계속 굴러가면 머지않아 뿌리째 흔들리는 진짜 위기를 맞을수도 있다”고 말했다.

돈을 벌어 멋있게 살아보겠다는 조선족사회의 "코리안 드림"은 생각만큼 달성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 온 많은 조선족이 부당한 처우와 임금체불에 시달리고있다. 불법체류자로 체포되여 강제송환된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어른들만 고통을 겪는것이 아니다. 중국땅에 홀로 남겨진 자녀들은 더 심각한 문제에 시달리고있다. 학습능력의 저하는 물론 가출과 탈선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있다.

연변대 채미화교수는 최근 리화녀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부모를 한국으로 떠나보낸 조선족자녀들의 생활실태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보고서는 소학생과 중학생 2505명에 대한 설문조사와 조선족학생들을 심층면접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또는 부모중 한사람이 한국으로 출국한 학생이 전체의 39%에 달하는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결손가정 자녀들은 부모가 부쳐준 돈으로 용돈은 풍족하게 쓰고있었으나 정서적으로는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

이때문에 교사들은 인성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하고있다. “한국에 간 학부모들이 자녀가 해달라는건 다 해주기때문에 아이들이 돈쓰기에만 취미를 붙입니다", “소학교 6학년 녀학생이 련애를 하지 말라는 선생님의 잔소리가 싫다며 가출을 했습니다.”

부모가 한국으로 떠나면 학생들은 보통 2~3년간 혼자서 생활을 해야 한다. 이런 외로움속에서 1~2주일에 한번정도 국제전화를 통해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는게 고작이다.

  래원: 연변일보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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