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남새시장에 갔다가 돌아오는데 한동네에 사는 할머니가 수박을 들고 힘겹게 걷고있었다. 나는 할머니를 도와 그 수박을 들고 부축이며 집으로 모셔다드리고 신문란앞에 잠간 서서 기사를 훑었다.
이윽고 할머니가 헐떡거리며 나한테 왔다.
《집에 가질 않았구만. 자네한테 할말이 있었는데 아이참 이 정신봐라. 그게 뭐든가…》
할머니는 한참만에야 기억을 떠올렸다.
《옳아, 자네한테 <고맙다>는 말을 못했네.》
할머니의 처사에 나는 그만 머리를 수그렸다. 할머니는 근년에 쇠력하셔서 잊음이 헤퍼졌다. 열쇠를 자주 잃어버리는가 하면 집을 찾지 못하여 남들이 모셔오군 했다. 그런데 인사말을 못했다고 일부러 집에서 나와 어렵게 기억을 더듬기까지 한것이 아닌가!
어느 한번 친구가 광주에 갔다가 류련 두곽을 나한테 보내왔다. 그후 그는 뭔가 나한테 말을 할가말가 하는 눈치가 보였다. 썩 후에 우리는 만나서 이말저말 하다가 그 류련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였다. 나는 그 냄새가 처음 먹어보는 사람으로 말하면 이상하였지만 나중에는 되려 좋아하게 되였다고 말했다.
나의 말에 친구는 가슴속에 맺힌 매듭이 풀렸다고 하면서 이렇게 속내를 비쳤다. 류련을 보낸후 한동안 내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누구나 그 냄새를 좋아하는것이 아닌데 묻자니 선물한것을 강조하는것 같고 말하지 않자니 변질된 식품으로 오해할것 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는것이였다.
인간의 심리는 미묘한바 필요한 표달은 생략하지 말아야 한다. 당신은 자기의 감수를 느끼지만 남들이 당신의 감수를 알수 없기에 표달할 말은 하는것이 좋다(차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