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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수제작으로 만들어진 악기가 최고…”

2022년 03월 18일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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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음민족악기공장에서 전통악기 제작을 하고 있는 조춘호(54세)씨는 중국연변무형문화재프로젝트 민족악기 대표 전승인이다.

지난 3일, 연길시 소영진 소영촌에 자리한 성음민족악기공장에서 만난 조춘호씨의 손은 그의 다사다난한 삶을 대변이라도 하듯 온통 굳은 살과 상처투성이였다. 12년 전 악기를 제작하다가 오른 손 식지 끝을 기계에 잘리운 적도 있는 그는 지금도 하나하나 톱으로 켜서 수작업으로 섬세하게 전통악기 만들기를 고집하고 있다.

“처음에는 생계를 위해 무엇을 만드는 기술을 배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악기 제작에 손을 대게 되였습니다.”

30대 초반부터 전통악기와 인연을 맺어온 조춘호씨는 자기만의 민족악기를 만들고 싶어 다년간 악기 제작을 해온 경험과 연길민족악기연구소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2005년 성음민족악기공장을 설립했다.

현재 시중에 류통되는 전통악기들은 대부분 기계로 빠르게 제작되지만 그는 최고의 전통악기는 결국 수작업으로 섬세하게 만들어진다고 믿고 있다.

“성음민족악기공장에서는 장고, 북 등 타악기와 가야금, 아쟁, 거문고, 해금 등 현악기 그리고 퉁소, 피리 등 관악기를 망라한 70여종의 민족 악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민족 악기를 배우기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현대인들에게 다소 소외받고 있는 현실이지만,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현대인들의 수요에 맞게 민족 악기를 개량하여 보다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좋은 악기는 어떤 것인가 하는 질문에 조춘호씨는 “첫째는 원재료인 목재의 질이 가장 중요하고 둘째는 악기를 만드는 장인의 기술력이 중요하며 셋째는 완성된 악기가 어떤 연주자를 만나 어떻게 연주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세가지를 구비해야만 좋은 악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20여년 동안 전통악기 제작에 청춘을 바친 조춘호씨는 그 실력을 인정받았고 그가 만든 완성품 역시 국내외에 널리 알려졌다. 성음민족악기공장은 연변대학예술학원 민족악기개발단위와 지정구매단위, 연변박물관 민족악기 제작지정단위로 선정됐다.

연변민속학회 리사로도 활약하고 있는 조춘호씨는 일찍 2013년 국제악기전시회에 참여하여 공로상도 수상했다. 이들 공장에서 제작한 악기들은 동북 3성 50여곳의 조선족 중소학교에 공급되고 있으며 내몽골, 하북성, 청해성, 강소성, 절강성 국내 여러 지역은 물론, 외국에도 수출되고 있다.

지금도 질 좋은 목재를 보면 가슴이 설렌다는 조춘호씨는 “우리 민족악기를 널리 알리기 위한 보급, 계승 사업이 잘 이루어져 많은 음악인들과 음악 꿈나무들이 우리 악기를 널리 사용한다면 우리 민족 악기도 세계적인 악기가 되지 않을가 생각합니다.”는 바람을 내비치였다.

래원: 연변일보(편집: 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