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의 농도가 매우 낮은 지금 사랑은 한낱 신화에 불과할가? 조선족 작가 김인순의 단편소설집 《도라지타령》은 그녀의 답안을 제시했다.
《도라지타령》에는 만남, 리별, 화해를 다룬 단편소설 9편이 수록되여있다. 소설집은 리혼한 녀성, 타향살이 하는 나그네, 옛 친구의 재회 같은 평범한 인물들의 경험을 통해 만남, 리별, 화해와 감정적 구원을 그려내며 온화하고 절제된 필치로 현대인의 외로움과 화해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소설집에 실린 동명소설 《도라지타령》의 제목은 조선족 민요에서 따온 것으로 소설의 정서적 기조를 형성한다. 소설 속의 녀주인공 춘길은 남편 사생아의 결혼식 현장에서 지난날의 련적에 대한 앙금을 내려놓고 결국 동정과 련민 속에서 서로를 리해하게 된다. 이 소설은 이 소설집의 두가지 특징을 충분히 보여준다. 한가지는 민족문화의 특징이고 다른 한가지는 작가 김인순의 문체인바 소설의 서사는 섬세하고 치밀한 서사 속에서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하고 근면하며 선량한 조선족 녀성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김인순은 소설에서 사랑과 녀성의 자아각성관계를 탐구했다. 김인순은 “사랑은 한사람의 삶에서 매우 기묘한 단계이자 매우 풍부하고 독특한 경험”으로서 개인의 감정을 확장시키고 삼관(인생관·세계관·가치관)을 재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녀의 소설은 사랑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랑은 “반드시 류통기한이 있으며”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랭정하게 지적한다. 김인순은 자신이 사랑을 쓰고 있다기보다는 사랑 속에서의 녀성의 상태와 감정과 경험, 그리고 사랑이 어떻게 녀성을 ‘자신으로 거듭나게’ 하여 세상을 더 잘 느끼고 자신의 정신세계를 갖게 하는지를 그려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