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나이가 기존에 학계에서 알려진 것보다 최소 4000만살 많은 44억6000만살 이상이란 분석이 나왔다.
필립 헥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제니카 그리어 영국 글래스고대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1972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달 유인 탐사선 아폴로호에서 얻은 달 토양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지질학 관점 레터스>에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앞서 학계에선 달이 탄생한 시기를 44억2000만년 전으로 추정했다. 태양계가 아직 젊은 단계일 무렵 화성 크기의 거대한 물체가 지구와 충돌해 떨어져 나온 파편들이 뭉쳐져 달이 만들어진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달이 형성된 정확한 시기를 확인하기 위해 아폴로 17호가 마지막 달 탐사 임무에서 가져온 샘플을 분석했다. 달 먼지 등으로 구성된 샘플에는 달이 탄생했을 무렵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지르콘 결정 등이 담겨있었다. 지르콘 결정은 지구와 거대한 물체가 충돌했을 때 녹아버린 암석 마그마를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달의 탄생 시기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달 샘플이 생성된 시기를 파악하기 위해 원자탐침단층분석법을 사용했다. 이온 빔 현미경을 사용해 나노 단위로 날카롭게 깎은 샘플 조각의 끝을 자외선 레이저를 조사해 증발시켰다. 증발한 원자들을 질량분석기로 분석해 구성된 원자들을 파악하고 이 원자들이 얼마나 많은 방사성 붕괴를 겪었는지 확인했다. 각 원자가 붕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바탕으로 샘플에 존재하는 원소의 동위원소를 분석하면 샘플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추정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달 샘플에 포함된 지르콘 결정의 나이가 약 44억60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달 표면에 마그마가 굳은 뒤에 형성되는 지르콘 결정이 44억6000만년 전 만들어졌기 때문에 달의 나이는 이보다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