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운 한여름, 머리 우에서 이글거리는 태양을 이기려면 역시 물가를 찾는 게 최고다. 27일, 룡정시문화라지오텔레비죤방송및관광국과 로투구진정부에서 주최한 ‘유룡수운살수축제(류두절)’ 개막식이 열린 룡정시 유룡수운수상락원은 더위사냥에 나선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강반에 농악소리 울려퍼지게 하고 행복수로 풍년을 기약하세’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제2회 ‘중국농민풍수절’ 계렬활동 및 룡정 제10회 ‘중국조선족 농부절’의 일환인 동시에 신라시기에 사람들이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풍년과 건강을 기원했던 데로부터 기원한 조선족 전통명절인 ‘류두절’을 현대식으로 재탄생시킨 물놀이 축제이다.
살수축제, 말 그대로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따질 것 없이 아무에게 달려가서 물을 끼얹으면 그 뿐이다. 복잡한 의미를 적용하지 않아 남녀로소 다 같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최고의 물놀이인 셈이다. 물총은 기본이고 바가지와 세수대야 등 무릇 물을 퍼담을 수 있는 모든 물건이 ‘무기’로 변해 등장했다. 개막식 사회자든 축사를 마친 주최측 책임자든 관광객들의 물세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파란 물결과 부서지는 새하얀 물거품 속에 파묻힌 사람들은 마냥 신난 표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길림성 최대 규모의 실외 수상락원인 이곳에는 물로 할 수 있는 모든 놀이시설이 있다. 초대형 웨이브슬라이드에서는 3분 간격으로 덮쳐오는 거대한 인공파도와 부딪치며 머리가 쭈뼛해날 정도의 시원함을, 4인승 튜브를 타고 원형 턴넬 속을 선회하는 직경 20메터짜리 초대형 토네이도슬라이드(超级大喇叭)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다. 번잡한 도심을 멀리 벗어난 이곳에서 쌓여있던 일상의 피로를 싹 날려버리고 몸안 가득 청량함을 채우려는 사람들,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즐거움 만끽에 여념 없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무더위는 저만치 멀어져가고 있었다.
물 끼얹기외에도 손으로 물고기잡기 대회, 거품놀이, 조선족 민속공연, 우등불야회, 농산물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펼쳐져 이날 축제는 밤 늦도록 계속됐다.
주최측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1만 5000여명의 피서객들이 행사현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