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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연안 방문

2022년 11월 01일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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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다시 찾은 연안(延安)은 더 발전한 모습이였다. 중국에서 서북(西北)이라 불리는 섬서성 황토고원에 위치한 200만 정도의 작은 도시이지만 중국 혁명력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도시이기에 이 도시가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느 대도시 못지 않다. 필자가 묵고 있는 연안호텔만 해도 한국의 5성급 호텔보다 나은 수준이다. 이런 호텔들이 이 작은 도시에 여러 곳이 있다. 한해 수백만명이 찾는 이른바 '홍색(紅色)관광'의 대표 도시 다운 관광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10월 29일 3박 4일 일정으로 북경대학 국제방문학자들과 함께 연안을 방문했다. 정확히 4년전인 지난 2018년 10월 27일 중국 파트너인 중국국제우호련락회 친구들과 방문한 이후 두번째 방문인 셈이다. 북경대 국제관계학원의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판위(潘偉) 교수도 동행했다. 판 교수는 필자에게 자신도 연안 방문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중국인들도 연안을 방문하기가 쉽지는 않다. 모택동이 1935년 대장정의 최종 종착지로 연안을 정한 리유도 이곳이 오지 중의 오지라서 국민당 군대와 일본군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였다.

이 외진 혁명 력사도시에 지난 27일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했다. 지난 22일 막을 내린 중국공산당 제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는 새로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리강 등 6명의 상무위원들을 대동했다.

습 주석은 이날 "자력갱생, 고군분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연안정신'은 당의 소중한 정신적 재산이며 대대손손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개인적으로 7년 동안 연안에서 살고 일해 이곳에 대한 애정이 깊다. 나의 아버지도 여기서 일했다. 그래서 이곳에 친숙하다. 7년 동안 '지식 청년'으로서 연안의 농부들과 함께 일하고 살았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나는 7차 당대회 장소와 혁명 사적지들을 둘러봤다."고 소회를 밝혔다. 연안과 자신의 운명적 관계를 밝힌 것이다.

습 주석의 부친인 습중훈(習仲勳)은 1913년 섬서성 부평(富平)현에서 출생해 연안을 포함한 서북 일대에서 홍군(紅軍)을 이끌던 지도자였다. 습 주석 역시 문화대혁명 시기(1966~1976)14살때 부터 7년간 이곳 연안의 빈촌인 량가하(梁家河)에서 기층민중의 삶을 체험했다. 습 주석 부자와 연안은 '물과 물고기' 처럼 불가분의 관계인 동시에 연안은 습 주석의 중국꿈(中國夢)이 잉태된 곳이기도 하다.
  
5년전 19차 당대회 직후에는 절강성과 상해시 공산당 유적지를 찾았던 습 주석이 3련임을 확정하자 마자 이곳을 찾은 리유는 무엇일까? 필자 나름대로 정리해보았다.

첫째, 중국은 이제 습근평 주석과 습근평 신시대중국특색사회주의 사상으로 중화민족의 부흥과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중국 인민과 세계에 밝힌 것이다. 1930년대 연안이 모택동의 리더십과 모택동 사상으로 무장해 국공내전을 승리로 이끈 것과 마찬가지로 미중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고난과 승리'라는 연안식 투쟁정신을 강조해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제 미중 전략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수(常數)가 되였고 중국은 미국과 서방의 다양한 련합공세에 대응하면서도 내수경제 발전과 공동부유를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자력갱생과 고군분투'라는 연안의 력사 유전자를 지금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셋째, 세계와의 련대를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거버넌스의 주도국가가 되겠다는 뜻이다. 연안은 1935년부터 1948년까지 13년 동안 중국공산당의 본부인 동시에 국제공산주의자와 진보 지식인들의 해방구였다. 일제 식민지 조선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노르웨이, 영국, 인도 등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청년들과 지식인들이 련대했던 곳이다. '중국의 붉은 별'이라는 책을 써서 모택동과 홍군, 연안을 세계에 알렸던 미국 언론인 에드가 스노(Edgar Parks Snow) 부부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1936년 미국 언론인 최초로 연안을 방문해 4개월 동안 머무르며 모택동을 포함한 홍군 지도자와 일반 병사들을 인터뷰했다. 그를 통해 미지의 존재였던 모택동과 연안이 세계에 알려졌고 수많은 국제 활동가들이 모여들었던 것이다. 중국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작곡가 정률성(鄭律成)이 '연안송'을 작곡한 곳도 이곳 연안이다.

습 주석의 연안 방문은 중국이 여전히 대장정(大長征) 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습 주석이 이끄는 '21세기 신대장정(新大長征)'은 모택동이 이끌던 20세기 대장정 처럼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 행보였다. '부유하고 강한 나라'를 향한 습근평 주석의 중국꿈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연안은 아직도 혁명 중이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ㆍ북경대 방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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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김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