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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한국학자가 보는 세계 외교무대에 대한 중국의 기여

2022년 11월 17일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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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선방하는 경제와 코로나19 방역 정책 성과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G2 국가로서의 주도적 글로벌 거버넌스 력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의 전략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대내외에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3시간 12분 동안 대면 정상회담을 했다. 미중 정상이 대면회담을 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인데다 미중 량국 정상이 중요 국내 정치일정을 마친 상황에서 대면하는 것이기에 더욱 큰 관심을 끌었다.

습 주석은 지난 10월 22일 중국공산당 제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당선되였다. 또한 습근평 중국 특색사회주의가 당장에 삽입됐다.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당을 유지해 안정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경기 침체, 식량 위기, 기후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어려움이라도 고통지수는 저개발국가와 빈곤층이 더욱 크다는 점에서 미중 두 나라의 적극적인 협력과 기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미중 두 나라 정상들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습 주석은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의 '레드 라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중국은 중국식 민주주의가 있다며 이를 바꾸거나 전복시키려 해서는 안되고, 무역전쟁과 기술전쟁, 공급망 분리와 같은 경제와 무역의 무기화를 시도해서도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중 관계가 선의의 경쟁 관계이자 협력 관계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명확히 제시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중 관계의 현상 변경이나 중국 포위 의도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외교는 내치, 즉 국내정치의 연장이다. 국내정치가 안정이 되지 않고서는 외교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습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좋은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습 주석은 중국 내정을 확고히 장악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분렬된 미국과 낮은 지지률로 고전하고 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외교무대에서 고전하는 리유도 국내정치 기반이 취약하고 지지률이 낮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대외 이미지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습 주석이 중후하고 안정된 이미지인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로쇄하고 불안정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즉 중국이 리더십 이미지에서 비교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중 량국의 대면회담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전략경쟁은 최소 향후 5년간 더욱 치렬해질 전망이다. 두 나라는 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와 남중국해,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치렬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다만 량국 정상이 핵전쟁에 대한 확고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ㆍ베이징대 방문학자

(편집: 김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