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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정음문화칼럼157] 방언과 지역문화 전승

안성호

2020년 10월 26일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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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음악, 영화, 문학, 예술 등 창작에서 지방방언요소를 내포한 작품들이 독특한 풍격과 창의성으로 인하여 각광을 받고 있다. 심지어 너무 많은 방언요소들로 인하여 거품현상이 일어나지 않느냐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이다. 조선족가수들이 전국적인 무대에 나설 때도 조선족문화의 독특성을 내포함으로 하여 특색적인 작품으로 전국 관중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역특색이 농후한 방언과 지역문화배경은 특색 있는 작품 창작의 원천이 되고 있다.

중국어에 “일반수토양일방인(一方水土养一方人)”이라는 말이 있다. 즉 한 지방의 풍토가 한 지방의 특색 있는 문화와 생활습관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방언도 이러한 지역의 풍토에 의하여 형성된 언어문화이다. 인류의 력사적인 이동과 집거, 재이동으로 인하여 지역에 따라 부동한 언어가 형성되였다. 력사적인 언어 전승과 보존의 차이로 인하여 여러 지방의 언어들에는 많은 고대언어가 전승되여 보존되여있다. 일본어가 당음으로 불리우고 우리말에 절강 오월, 복건 민남방언과 비슷한 발음의 단어들이 많은 것은 고대의 언어들이 보존되여왔기 때문이다. 개개의 방언은 모두 그 지방의 독특한 문화를 내포하고 있는바 문화를 전승하는 매체이다. 중국 전역에는 북방방언, 산서(晋)방언, 오(吴)방언, 민(闽)방언 등 10대 방언 외에도 또 100여가지 방언이 있다고 한다. 복건성의 경우, 민남방언, 객가(客家)방언이 주류를 이루면서도 크고작은 방언 지역이 형성되여 산 하나를 넘으면 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방언의 차이가 심하다. 또한 인구의 이동에 의하여 특수한 방언섬들이 형성되였다. 즉 한 마을 혹은 소수 마을들이 주변 방언과 완전히 다른 방언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반도에도 경상도방언, 전라도방언, 충청도방언, 경기도방언, 강원도방언, 황해도방언, 평안도방언, 함경도방언 팔도방언에 제주도방언까지 더하여 9대 방언이 있다. 조선족사회의 경우, 주로 팔도방언이 이주민들과 함께 전하여왔지만 이주인구 수와 집거 여부에 따라 주로 함경도방언, 경상도방언과 평안도방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방언섬들도 두루 만날 수 있다. 즉 연변지역의 충청도마을, 경상도마을 등 집단이주에 의하여 형성된 마을들에서 주변의 함경도방언과는 다른 방언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사투리라고 표현하는 방언은 지역문화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1940년대에 같은 조선족마을 내부에서도 남부 출신과 북부 출신 이주민들 사이에서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다고 하면 밎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필자도 현지조사에서 이러한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너무나도 의외적이여서 “진짜입니까?” 하고 다시 확인하여보았었다. 그 만큼 조선반도에서 중국으로 이주하여온 사람들이 같은 조선사람이라고 한 마을에 모여살았지만 그 만큼 지역적 문화적 차이가 컸던 것이다. 일본식민주의세력에 의하여 ‘남선사람’, ‘북선사람’ 등 차별적인 용어가 사용되였고 이를 받아들였던 것은 그 만큼 남북 출신간의 차이가 컸음을 설명한다. 하지만 광복 이후 벼농사의 보급과 공동로동에 의하여 새로운 지역 민족공동체가 형성되고 지역언어 또한 교류와 융합을 거쳐 새로운 지역방언으로 탈바꿈하게 되였다. 목단강지역 같은 경우, 함경도출신이 다수이지만 경산도출신도 많음으로 하여 경산도방언요소가 다분히 포함된 함경도방언으로 정착하게 되였다. 중국이라는 대환경 속에서 한어의 문화요소도 다분히 포함시킴으로 하여 조선족사회에서 사용되는 우리말은 우리만의 정서와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문화적 상징이 되였다. 지금도 간혹 위챗그룹들에서 드문드문 요즘 접하기 드문 이러한 사투리 언어들을 고의적으로 사용하면 그룹 성원들이 고향 향수애에 흠뻑 젖어있고 지나간 고향 생활시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곤 한다. 이는 이러한 방언이 우리만의 정서, 우리만의 문화, 우리만의 고향의 정을 듬뿍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방언이 지역적 정서, 지역만의 문화특색을 나타냄으로 하여 국가적 차원에서의 교류에 저애가 된다. 이로 인하여 일찍 진시황시대부터 문자통일을 통하여 문자를 통한 교류를 추진하였고 명나라, 청나라 시기에는 관방용어와 더불어 음운서를 편찬하여 널리 표준어를 사용하도록 권장하였다. 명나라시기에 제정한 남경지역 언어를 표준으로 하는 남경 관용어가 표준어로 되여 조선반도에까지 보급되였었다. 오늘날 우리말 한자음 발음의 일부가 명나라시기의 남경음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지적도 있다. 근대 이후 서방의 국민국가체제가 보편적인 국가건설체제로 자리잡으면서 표준어는 국가의 강력한 추진하에 더욱 추진되였다. 학교교육을 통하여 표준어의 교육이 일관적으로 추진되였고 지방방언의 사용이 금지되였다.

표준어사용의 중요성 또한 높아가고 있다. 글로벌화, 도시화 시대의 급격한 인구이동과 도시인구의 급속한 팽창으로 인하여 표준어는 더는 선택적인 언어, 외부인과 만났을 때만 사용하는 언어가 아닌 여러 지역 출신 사람들 사이의 소통에 꼭 필요한 언어로 부상하였다. 이에 따라 방언의 사용환경은 날로 위축되여가고 있으며 중국 전역에서 방언은 전례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상해말을 지역자존심으로 여기기로 이름난 상해에서 토배기 상해출신 자녀들마저 상해말을 아예 알아듣지 못하는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다. 필자가 있는 항주도 소학생들 가운데 일부 항주말을 알아듣는 학생들은 있어도 항주말을 할 줄 아는 학생은 이미 찾아보기 어렵게 되였다. 가족의 련대를 굉장히 중시하는 객가의 방언도 소실되기 쉬운 위태로운 언어로 지정되였다.

방언전승위기를 극복하려고 여러 지역들에서 지역특색이 있는 방언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들이 진행되고 있다. 2015년, 중국 언어자원보호프로젝트가 실시되여 지역 방언과 소수민족언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상해, 복건, 항주, 소주 등 여러 지역들에서는 지방방언 텔레비죤프로그람 개설, 공공뻐스 지역 언어 안내방송, 유치원 지방 언어교류 행사, 지방 언어 이야기시합 등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큰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용성과 인문성, 지역성의 선택에서 대다수 사람들이 실용성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연변을 포함한 조선족집거지 학생들의 일상용어도 이미 한어로 변하여가고 있다. 이는 민족적인 차원의 문제임과 동시에 상해와 같은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도시화 시대, 다매체 시대에 실용성에 대한 추구라고도 볼 수 있다. 민족적 정서와 고향의 정이 넘쳐나는 고향 방언 환경에서 자라난 우리 세대조차 한국과의 교류가 심화됨에 따라 고향의 말을 점차 멀리하고 있지 않는가 반문하고 싶다.

지역문화 보존 차원에서 방언과 민족언어 보존과 발전을 역설하고 싶지만 커다란 력사적 흐름 속에서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방언의 형성, 발전이 지역의 풍토에 의하여 형성되였듯이 현시대의 빠른 인구류동과 교류의 풍토가 지역적 특색과 지역발전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로 인한 균일화, 표준화가 추진되면서 서두에서 언급하였던 지역적 특색, 지역문화가 특색 있는 문화창작의 원천이 되고 지역살리기의 든든한 기초가 되고 있다. 지방언어를 지역 특색문화의 중요한 구성부분으로 중시하고 지역 활성화와 특색문화 창출에 활용하면서 지속적인 발전의 길을 함께 힘을 모아 모색하여야 하지 않을가 생각한다.

래원: 인민넷-조문판(편집: 김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