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朝鮮歌" 인쇄물 독일서 발견
2013년 05월 15일 16:26【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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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절〉내 나라를 위해 하나님께 빕니다/ 나라를 도와주소서/ 도와주지 않으시면 나라 망하겠네/ 하나님께 빕니다 나라를 도와주소서〈2절〉우리 임금님을 오래 사시게/ 기도하세/ 옥체를 보호하여 강건하옵소서/ 오래 오래 사시게 기도하세 /죠션가(朝鮮歌) ※1896년 11월 21일 독립문 착공식에서 부른 기념가를 현 어법으로 고친 가사. 사진은 전단지의 일부. |
100년 전 "朝鮮歌" 가사 속엔 "神돕지 않으면 나라 망하겠네"
"죠션가"인쇄물, 독일서 발견… 가사 내용 처음으로 공개돼
1896년 독립문 착공식서 불러… 애국가 후렴구는 포함 안돼
100년 넘게 그 내용이 베일에 싸여 있었고, 현 "애국가"의 후렴이 들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되던 1896년 "죠션가(朝鮮歌)"의 가사가 처음으로 모두 밝혀졌다. "죠션가"에는 "애국가"의 후렴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다른 가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직 공무원 이현표(63)씨는 최근 이 노래들의 가사가 적힌 1896년 당시의 자료를 발견, 14일 본지에 공개했다.
고서(古書) 애호가인 리씨는 10여 년 전 독일 베를린에서 19세기 말 선교사들이 낸 잡지인 "코리언 리포지터리(Korean Repository)"를 구입했다. 이씨는 최근 이 책을 다시 들춰보다 책갈피 사이에 끼워진 한지(韓紙) 한 장을 발견했다. 세 번 접힌 그 종이엔 "죠션가" "독립가" "진보가" 세 곡의 노래 가사가 인쇄됐고, 끝에는 "P.C.S."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가로 31.6㎝, 세로 23.8㎝ 크기의 이 종이는 바로 1896년 11월 21일 독립문 정초식(定礎式·착공식) 때 불렸던 기념가 전단의 실물(實物). "P.C.S."란 "배재 크리스천 스쿨"로 독립문 정초식 당시 세 곡의 노래를 불렀던 배재학당 학생들을 의미한다.
"죠션가"는 모두 5절의 노래로 1절은 이렇다. "내나라흘(를) 위�(위해) 샹쥬(上主·하나님)�(께) 빔니다/ 나라 도아(도와)/ 도아주잔으면 나라 망�겟네/ 샹쥬� 빔니다 나라도아"라는, 전혀 다른 가사였다. 기독교적 용어를 사용해서 국가 안위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애국가 연구자들은 "배재 80년사"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여기서 불린 "죠션가"가 현 애국가와 같은 후렴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조선(현재는 "대한") 사람 조선으로 기리 보전하세"가 들어 있던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전단의 "죠션가"에는 이 후렴이 없다.
이 자료의 등장으로 현 애국가와 후렴이 같은 노래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7년 7월 배재학당 방학 예식에서 불린 윤치호 작사 "무궁화가"인 것으로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애국가 전문가인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자료를 살펴본 뒤 "최초의 근대적 대중 집회에서 사용된 전단 실물이자, 애국가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큰 발견"이라고 말했다.
8절로 이뤄진 "독립가"는 "독립 �쥬(自主)터를 닥고 문명�화(개화) 쥬초(柱礎)놋네/ 젼국인민 굿게 보호 부강지업 일워보세"(3절)라며 "자주독립" "개화"라는 독립문의 취지를 분명히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