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의 연변, FC서울 기다리는 리유
2016년 02월 02일 08:59【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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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과 경기해보면 어느 정도 우리 실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윤빛가람)
연변부덕이 FC서울을 기다린다.
연변은 오는 2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서울과 련습경기를 한다. 박태하 감독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은 거의 비슷한 리유로 서울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과의 경기를 해보면 자신들의 팀 완성도와 실력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연변은 2016시즌을 앞두고 중국 슈퍼리그로 승격했다. 2014시즌 갑급리그(2부 리그)에서 최하위에 그치며 3부리그로 강등됐다가 다른 팀들의 징계로 잔류했고, 박태하 감독과 함께 기적을 일궜다. 2015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연변은 슈퍼리그 경쟁을 앞두고 윤빛가람, 김승대, 니콜라 페트코비치를 영입했다. 지난달 중국 해남에서 1차 전지훈련을 했고, 지난 15일부터 가고시마에서 본격적인 전술훈련을 했다.
연변은 가고시마에서 4차례 련습경기를 한다. 이미 대전시티즌과 주빌로이와타와 경기했다. 대전에는 2-0으로 이겼고, 주빌로에는 1-5로 패했다. 련습경기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 내용이다. 박 감독은 “모든 경기는 이기는 게 좋다. 하지만 시즌 전 련습경기에서는 어떤 내용을 보였느냐가 더 중요하다. 주빌로와의 경기에서도 지긴 했지만 선수들이 일본의 패스 축구에 생각보다 빨리 적응했고, 2쿼터에는 상대를 압도했었다”라고 말했다.
16년 만에 슈퍼리그에 도전하는 연변의 목표는 잔류 그 이상이다. 박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구단모두 조심스러운 가운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박성웅 연변 단장은 “일단 슈퍼리그 잔류가 가장 큰 목표다. 잔류와 함께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새로 합류한 윤빛가람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지만, 절대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잘하면 중위권 이상도 노려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연변은 패스위주의 축구로 슈퍼리그를 노크한다. 슈퍼리그 대부분의 팀은 외국인 선수를 중심으로 한 축구를 한다. 뎀바 바, 아사모아 기안과 같은 선수들에게 긴 패스를 연결하고 승부를 보는 축구다.
연변은 이런 선굵은 축구가 아닌 아기자기한 축구를 구사한다. 박 감독이 몸값이 비싼 대형 공격수가 아니라 윤빛가람과 김승대를 영입한 리유도 여기 있다. 이미 1년은 연변에서 보냈던 하태균은 “우리는 개개인이 아닌 팀으로 승부한다”라고 말했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팀이 추구하는 바는 확실하다. 연변과 경기했던 대전 김선민은 “투박한 축구를 할 줄 알았는데 정교한 축구를 해서 놀랐다”라고 했고, 황인범은 “윤빛가람 형이 와서 그런지 팀이 완전히 달라졌다. 패스 축구가 수준급이었다”라고 말했다. 주빌로의 마쓰이 다이스케도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연변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압박이 강하고, 패스도 좋았다”라고 평했다.
그런 측면에서 중요한 시험대가 오는 2일 벌어지는 서울과의 련습경기다. 박 감독은 서울과의 경기를 연변의 팀 완성도를 시험해볼 기회로 여긴다. 박 감독은 “서울은 아시아에서도 톱 레벨의 팀이다. 우리는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지만, 서울을 상대로 얼마나 좋은 내용을 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서울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앞으로의 전지훈련과 리그에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선수들은 박 감독보다 경기결과 자체에도 관심을 더 기울이고 있다. 하태균은 “서울과의 경기가 기대되면서도 조금 걱정된다”며 “련습경기라도 절대 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팀 분위기가 걸려 있는 경기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윤빛가람도 “서울과 해보면 우리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라며 “서울과의 련습경기에서 절대 지고 싶지 않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박 감독은 서울과 개인적인 인연도 있다. 지난 2012시즌 서울에서 수석코치를 했다. 박 감독은 최용수 감독과 함께 리그 우승을 일구고 서울을 떠났다. 연변의 김혁중 분석관도 서울 출신이다. 박 감독은 “련습경기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라고 했지만, 자신이 몸담았던 서울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서울과의 련습경기는 여러모로 연변에 중요한 과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