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13)
2016년 12월 05일 15:29【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자기를 어떻게 처치할까에 관하여 이 같이 열렬히 남이 토론을 하여 주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는 새채 든 사람은、제 주위의 모든 것을 눈 여기여 살피며 웃 마을로 올라 왔다。
긴 막대기의 가느다란、새풀 바른 끝이 눈에 보이지 않게 떨리는 새채로 나무가지에 앉아서 짹짹거리는 새를 과히 서툴지 않은 솜씨로 찔러 잡아서는、끈적끈적한、녹인 고무 같은 풀이 묻은 새털을 허뜨리며、그것을 허리에 찬 그물 망태 속에 그는 손쉽게 집어 넣었다。
그리고는 떨어진 새털을 주워 가지고 자기를 주울주울 따라 다니는 코흘레기들에게 그는、눈가죽을 뒤집어 보여서 웃기기도 하고、촌 아이들로서는 알아 들을 재간 없는 롱지거리도 하며、이 집 울타리 밑에서 저 집 변소 뒤로、거기서 또 헛간 앞으로 혹은 버드나무 아래로 돌아 다니였다。
그는 참새 한 마리를 주고 그 중 큰 아이 하나를 매수하는 데 성공하였다。해도 신중을 기하여 그는 묻기질을 하기 전에 먼저 이렇게 자연스러운、평범한 유도 작전부터 하였다。
「너 성이 뭐냐? 박 가? 흐음、나허구 한 성이루구나! 너 아버지 이름은? 뭐? 흐음、그러구 보니 우리 형님 벌이 되는구나、족보를 따지문! 엇다、우리 조카、버얼써 그런 줄 알았더문、흐음、새 한 마리 더 주는걸……놓지지 말구、자、받아라! 잘 받아!」
이래 놓고 나서는 문득 생각 난 듯이、저 혼잣말 하 듯이 물었다。
「화련이 예서 멫 리나 되는지……너 아니?」
「알아요!」그 아이가 두 마리의 길 들지 않은 새 새끼를 주체스러워 하며、그래도 새 준 값을 하려고 대답하였다。
「알아? 요옹헌데! 멫 리나 되니?」
「십 리……」
「아니야、틀렜어!」새를 얻어 가지지 못한、성이 박 가가 아닌 아이가 하나 곁에 섰다가、자기를 나타낼 목적으로 이렇게 반박하였다。
「오호、넌 또? 흐음、너 정말 똑똑허구나! 엇다、검、너두 한 마리 줄라、잘 받아!」하고 올려 추어 주고는 새 한 마리를 그 아이에게 꺼내여 주고 나서、그 사람은 조발적으로 이렇게 물었다。「검、어디 너 말해 봐、멫 리나 되는가?」
「시오 리!」
「아냐、십 리!」먼저 아이가 제 위신을 보지할 목적으로 얼른 그것을 강하게 부정하였다。
「알기두? 시오 리 틀림 없어!」
「아냐、십 리야!」
「좋아、좋아、싸울 것 없어! 십 리두 좋구、시오 리두 좋구、그건 아무래두 다 좋아! 헌데 말이다……거기 가는데 고개가 멫 개 있는지 너희들 아니? 알문 말해 봐!」
「고개요?」
「음、그래。」
「둘……」
「넌?」
「나두、둘!」
「흠、그럼 틀림 없구나、근데 대체 얼마나 높은지……소 술기(소 달구지)가 넘어 다닐 수 있어、없어?」
「있어요。」
「짐을 많이 싣구두?」
「짐 싣구!」
「요옹헌데! 검、이번엔 어디、또 하나 알아 맞춰 봐……이 뒷 산 꼭대길 올라 갈라문 어디루 올라 가야 제일 힘 안 들이구 올라 갈 수 있지?」
하나 아이들이 대답을 미처 할 사이도 없이 그 사람에게는 낯이 선 아이 하나가(성길이)동그란 얼굴을 곁에서 불쑥 들여 밀고 코흘레기들을 이렇게 선동하였다。
「야、다들 나루터루 내려 가자! 날개 돋힌 고길 잡았단다!」
「뭐、날개 돋힌 고기?」
「응、날개 돋힌 고기!」
「거어짓말!」
「거짓말을! 내가 언제 거짓말 헌 적 있어?」
「검、정말이야?」
「정말이잖구! 아니문 내 손에 장을 지져!」
「검、가보자!」
「가 보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