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인 음력설, 섣달 그믐날부터 부모님을 모시고 설련휴를 단란히 보내는게 우리의 풍속이고 미덕이고 효도였다. 하지만 훌륭한 전통은 잦은 로무와 타향살이로 그 빛이 바래지고있다. 특히 자녀들 모두 외국로무를 떠났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양로원에서 생활하는 로인들 대부분은 설기간에도 양로원에 머문채 착잡한 심정을 달래야 했다.
지난 1월 27일에 찾은 화룡시 팔가자진 중남촌영예원, 주방에서 만두피를 반죽하며 담소를 나누던 로인 몇분이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를 반겼다. 거동이 불편한 로인 위주로 배치된 일층에서도 간간이 흥얼거리는 코노래소리가 들렸다. 이곳 나름대로의 명절 분위기가 흐르고있었다.
5년째 중남촌영예원에서 생활한 최로인(85세)은 설을 맞으며 파마를 새로 말고 염색을 했다고 반색한다. “오전에 큰아들 내외가 다녀갔고 오후에는 작은아들 내외가 사과와 배를 박스채 들고 찾아왔다”고 자랑하며 로인은 온 얼굴에 웃음이 환했다.
올 설에는 비자문제로 자녀 모두 귀향행을 접었다며 정로인(83세)은 “외손녀딸이 손녀사위와 함께 양로원을 찾아 딸 대신 적적함을 달래줬다”고 조용히 말했다.
로무를 떠난 자녀 모두 사정이 여의치 않아 올 설을 홀로 보내게 된 전로인(79세) 은 서운함 대신 자식 걱정을 앞세웠다. “부모 로후를 책임지랴 , 손주들 시집장가 보낼 준비를 하랴, 여간 고달픈게 아닌데 매년 설마다 오라고 할수 있냐 ” 자식 보고싶은 간절함을 추스르는 로인, 설 련휴에도 타향에서 일하고 있을 아들 생각에 눈시울을 붉힌다.
중남촌영예원의 리정자원장은 “80여명의 로인중 이번 설에 고작 다섯분만 자녀가 모셔갔을뿐 나머지 로인들은 영예원에서 설을 쇠게 됐다”고 소개했다.
부분적 로인들은 설기간만이라도 집에 모셔가려는 자녀의 호의를 거절한채 영예원에서 명절을 나기로 했다고 한다.
옥로인(74세)은 “출근하느라, 가게를 경영하느라 지친 자녀들이 설련휴 동안만이라도 푹 쉬게 해주고싶은 마음에 모시러 오겠다는 아들의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고 고백했다. 올리 사랑보다는 내리 사랑이라는 우리 민족의 전통을 보여주는 마음 씀씀이에 마음이 짠했다. 양로원에서 로인들이 함께 명절을 보내고있었지만 마음은 진작 자식사랑 손군사랑에, 가족가까이에 가있음이 로인들의 말씀과 숨결에서 다분히 안겨왔다.
리정자원장은 “해마다 설이면 영예원에서 대부분 로인들과 명절을 같이 쇱니다. 매년 설기간 자녀들과 함께 하는 로인들은 극소부분으로 대다수가 자녀들의 수고를 더느라 영예원에서 로인들끼리 오붓하게 설을 보내지요”라고 말하면서 로인을 모셔가지 못한 자녀들은 영예원에 찾아와 부모님을 뵙고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저녁장막이 드리울무렵, 영예원을 찾았던 자녀들이 한명, 두명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거동이 불편한 로인들까지도 극구 문어구까지 나가 바래다주고있었다.
자식들이 떠난지 한참 지났는데도 대부분이들이 차가 사라진쪽을 하염없이 지켜보고있었다. 그러는 사이 로인들의 눈에는 어느새 이슬이 촉촉히 맺혀있었다…
래원: 연변일보 | (편집: 김홍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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