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설계사의 꿈을 키워가요--서탑조선족소학교 4학년 2반 박이영
2014년 04월 24일 15:15【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어렸을 때 할머니는 자주 저에게 커서 뭐가 되겠냐고 묻군 하였어요. 그때마다 “난 장난감장사군이 될래요”. “마트집 주인이 될래요.” 할머니는 참 재미있다며 배꼽빠지게 웃곤 하였지요. 이렇게 나는 할머니의 심심풀이로, 재롱둥이로 항상 할머니곁에서 맴돌면서 할머니께 기쁨을 주군 하였지요.
그런데 1년전 할머니는 인젠 손녀딸도 다 컸으니 별로 도움이 필요되지 않는다며 기어코 머너먼 환인시골로 돌아가셨어요. 나는 할머니의 냄새가 그리웠고 할머니의 목소리도 그리웠어요.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오니 글쎄 식탁우에 배추김치에 총각김치 도라지무침까지 골고루 놓여있는것이 아니겠어요.
저는 주린 배로 식탁에 올랐어요. 먹어보니 혀에 착착 달라붙으며 짭쪼름하게 씹히는 맛이 분명히 외할머니의 손맛이였어요. “외할머니가 인편으로 먼 시골에서 보내왔단다.”밥도둑이 따로 없듯이 외할머니표 짠지에 뚝딱 밥한사발을 떼웠어요. 외할머니는 전화에서 보배 손녀딸이 맛있게 먹었다니까 다행이라며 혼자서 할일두 없이 심심했는데 이것 만들면서라도 시간을 떼워서 좋다시는것이였어요. 그러면서 요즈음은 강아지 한마리를 데려다 키우는데 참 친구가 잘 된다며 언제 강아지 보러 놀러 오라는것이였어요. 나는 외할머니의 말에 어쩐지 마음이 짠해났어요. 외롭게 사시는 외할머니의 고독함을 느낄수가 있을것만 같았어요. (먼 시골에서 혼자 사시느라 얼마나 외로울가? 나를 곤지곤지부터 시작해서 키워주시며 내가 울면 토닥토닥, 졸리면 흔들흔들 해주시며 손녀재롱에 살았을텐데…그런데 나는 학교공부하느라 방학에만 외할머니곁에 갈수 있고…)
문득 저는 “손녀로보트”를 설계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외할머니를 위해 밥도 해드리고 말동무도 해주고 등에 때도 밀어드리고… 아따 ~맞어, 외할머니 몸이 점점 불편해하실테니 휄차도 밀어드리는 공능까지 있어야겠지? 참~ 우리 외할머니 이런 “손녀로보트”가 있다면 전혀 외롭지 않겠지? 우리 외할머니뿐만아니라 환인시골 옆집에 사시는 순이네 할아버지도, 철이네 할머니도 모두 시골 고향에서 혼자 살고계는데. 이 분들도 즐겁게 해드리고싶었습니다. 얼마전 9시뉴스에서 독거로인들이 혼자 외롭게 고독사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손녀로보트”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습니다.
외할머니, 기다리세요. 손녀딸 이영이가 꼭 “손녀로보트”를 만들어 할머니께 효도할 그날을요. 그때면 우리 외할머니는 흐뭇이 웃으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