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세 할머니를 모시는 63세 막내며느리
2013년 02월 06일 11:16【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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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머니 원창호와 함께 있는 남승호, 리영순 부부 |
올해 63세나는 리영순은 23살에 시집와서 40년간 시어머니와 사랑을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왔다. 리영순의 시어머니 원창호할머니는 "나는 며느리덕분에 100살 넘게 살고있수. 아마 우리 며느리같은 사람 찾기 힘들거요"라고 한다.
63세라면 손군들의 재롱에 웃고 자식들의 효도를 받으면서 별 부담없이 보내야 할 때이다.그러나 리영순은 사유가 흐트러져가는 100여세 시어머님의 시중을 드느라 지금도 바삐 돌아친다. 그녀는 100여세되는 로인이 계시는것을 가족의 영광으로 여기고 젊었을 때와 같이 시어머님을 공대하며 함께 늙어가고있다.
서로 존중하고 리해하며 사는 고부간
리영순은 1973년에 원창호할머니의 셋째아들이자 막내인 남승호와 결혼해 남씨가문에 막내며느리로 들어왔고 장춘제1자동차그룹 종업원병원 회계로 있다가 퇴직했다.
리영순은 남씨가문에 들어와 40년간 어려운 살림을 알뜰하게 가꾸어왔다. 생활형편이 어렵고 하는 일이 힘들어도 불평 한번 부린적이 없이 살아온 그녀이다. 그녀의 옳바른 처사로 작은 방에는 항상 화기가 넘쳐흘렀다.
며느리 리영순의 부드럽고 어진 성격에 비해 시어머니 원창호는 열정이 있고 활달한 성격이라 원할머니한테는 친구도 많았다.
지난세기 70년대 일주일에 한번씩 있는 로인독보활동을 마치고 원로인은 친구들을 집에 데려와서는 이틀이고 사흘이고 묵으면서 술 마시고 화투놀이하군 했다. 게다가 시아버지의 친구들도 자주 집에 드나드는 바람에 늘 술상을 차려야 했다.
시어머님은 일자리가 없고 시아버님도 림시로 일하다니 생활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그러나 리영순은 항상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했고 눈살 한번 찌프린적이 없다. 료리감이 없으면 김치에 따끈따끈한 두부국을 올려 손님들의 마음을 후덥게 하군 했다. 1980년 시아버지는 막내며느리가 들어와서 7년만에 돌아가셨다.
지난해 여름 동창모임이 있어 리영순이 연길에 가게 되면서 원할머니는 둘째며느리 집에 가게 되였다. 둘째 아들며느리도 원할머니를 잘 보살펴드렸건만 사흘이 돼도 막내며느리가 보이지 않자 "얘는 왜 안 오오. 빨리 오라고 전화를 하라"며 졸라댔다 한다. 39년을 함께 살아온 막내며느리를 자기의 의뢰자이자 기둥으로 삼는 할머니이다.
원할머니는 집에 돌아온 막내며느리의 손을 꼭 잡고 나를 두고 영 가버렸는가 했더니 자네 정말 왔구려 하며 너무 반가워 눈물을 흘리시더란다.
리영순은 "고부간에 사이좋게 보내는 비결이 서로 존중하고 량해해주는것입니다. 특히 고령로인들은 어린애를 돌보듯 보듬어줘야 합니다 "고 말한다.
"며느리 해주는 음식 내 구미에 맞소"
늘그막에 쌀이 막대라 리영순은 시어머니의 식사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하루 두끼 새밥 해올리고 묵은밥은 올리지 않는다. 반찬도 여러가지를 해드리며 끼니마다 국을 올린다. 시어머니가 즐겨 자시는 물만두와 고구마를 자주 해드리고 가끔씩 닭곰도 해드린다. 시어머니가 우유를 마시기 싫어하자 땅콩음료， 살구씨음료를 대접시키며 과일을 싫어하기에 과자를 사서 간식으로 올린다. 넉넉한 살림이 아니다보니 과자 등은 도매해서 사다놓고 하루도 빠짐없이 챙겨드린다.
리영순은 "어머님께서 73세되던 해부터 보건품을 사드렸습니다. 록태며 로열젤리(蜂王浆)며 아교(阿膠)며를 사다드리지요"라고 했다.
원창호할머니는 "며느리가 해주는 음식이 참말로 내 구미에 맞소. 하루 세끼 다 맛있다니까" 하며 며느리를 칭찬한다.
리영순은 좋은 일에는 먼저 시어머님부터 챙겨드린다. 먹을것이 생기면 먼저 시어머님에게 드리고 집의 애들이 어릴 때나 손군들이 있을 때나 누가 먹을것을 가져오면 먼저 시어머님한테 드렸다가 시어머님께서 아이들에게 나눠주도록 했다.
100세 생일잔치 차려드리게 되여 영광
2010년 4월 17일, 23명 자손들을 둔 원창호할머니는 아들며느리, 손주들과 일가친척들의 축복속에서 100세 생일상을 받았다.
리영순은 우리 민족의 풍속대로 시어머니의 100세 생일잔치상을 차려드리고저 두달간 상감준비를 했다. "우리 시어머님처럼 100세까지 사시는 로인들이 몇분 되겠습니까? 저의 생애에 시어머니 100세 생일을 차려드린다는것은 기쁨이고 영광입니다." 리영순의 말이다.
"40년동안 시어머님과 함께 살면서 시어머님한테서 많은 인생도리와 삶의 가치를 깨달았습니다. 시부모님은 저를 친딸처럼 사랑해줍니다. 1974년 시아버님께서 하던 일을 그만두시게 되면서 공장에서 한꺼번에 700원 돈을 준적이 있습니다. 아버님은 그 누구한테도 선물을 사주지 않고 고생한다며 저한테만 120원되는 손목시계를 사주셨습니다. 큰조카 남위동은 시어머님 100세 생일잔치 모든 비용을 맡았습니다. 존경받고 사랑받고 시어머님과 함께 사는 삶이 참 보람있습니다."
리영순은 시어머님을 모시고있는 자기를 일가친척들은 여러모로 잘 생각해준다고 뿌듯해한다.
긴긴 40년동안 큰명절이나 시부모님 생일때면 비좁은 집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음식을 장만한 리영순, 리영순은 부모님을 모시고 자식들과 친척들이 모여앉아 오손도손 기쁨을 나누는것을 최대의 행복으로 느낀다고 말한다.
알뜰살뜰 살림군
시어머니 원창호는 가정주부로 늙었는지라 수입이란 정부에서 주는 300원되는 고령보조뿐이고 리영순부부의 퇴직금을 다 합하면 4000원 된다. 세식구는 60평방메터 되는 집에서 살고있고 난방이 잘 되는 방은 원창호할머니가 쓰고 부부는 12평방메터 되는 방을 쓴다.
방이 너무 비좁아 쌍침대를 놓지 못하고 일인용 침대와 손님용 쏘파를 놓고있다. 침대는 요추디스크질환이 있는 남편이 쓰고 리영순은 방바닥에 전기담요를 깔고 잔다.
원창호할머니의 방에 들어가면 소박하고 정연하며 깨끗하게 꾸며졌음이 눈에 확 안겨온다. 늘 씻고 닦고 환기를 잘해서 냄새라곤 없다.
원할머니가 쓰는 쌍침대 맞은편에는 텔레비죤과 책상이 놓여있고 책상우에는 컵, 보온병 등 필수품이 놓여있다. 솜이불이 무겁다며 리영순은 시어머님에게 잠사이불(蚕丝被)을 해드렸다.
원할머니는 1년전부터 간혹가다 정신이 흐려지면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침대에, 어떤 때는 방바닥에 대소변을 보는데 뒤를 본 다음 닦지 않고 그냥 옷을 입는다 한다.
그러다나니 매일이다싶이 침대보를 바꿔드리고 방바닥도 닦고 또 닦는다. 리영순은 온종일 손에 걸레를 쥐고다닌다. 매일 속옷을 갈아입히고 일주일 한번씩 목욕을 시킨다.
지난해 남편 남승호가 요추디스크가 도져 병원에 입원했을 때 리영순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병원에 뛰여다니며 남편시중을 들고는 집에 와서 또 시어머니에게 한때도 빠짐없이 새밥을 해드렸다.
남편은 "어머니께서 건강장수하게 된것은 안해가 어머니를 마음편히 해드리고 어머니의 잔소리에 대꾸 한번 안하며 언제나 한마음한뜻으로 어머니를 살뜰하게 보살펴드린 덕입니다. 아들인 나도 안해한테는 탄복입니다"라고 한다.
리영순은 "며느리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나는 나의 행동으로 자식들에게 우리 민족 전통미덕을 전해주고싶습니다"라고 소박하게 말한다(장춘 김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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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4월 17일, 100세 생일상을 받고있는 원창호할머니, 남승호, 리영순 그리고 이들의 자식들과 손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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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창호할머니와 그의 자손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