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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에 피운 민족의 꽃 “아리랑”

단원들 평균년령 63세

2017년 05월 23일 09:54【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화창한 봄빛사이 구름처럼 희디흰 사과배꽃 산허리 주름잡고 꽃향기 그윽한 그늘아래 선녀들이 날아옌다. 그러다 이따금 산들바람이 불 때면 흐드러지게 핀 배꽃잎은 흩날리는 눈꽃마냥 그들의 머리에, 어깨에 스치며 떨어진다. 록색 피부를 꿈틀거리는 대지를 오색찬란한 빛으로 물들인 의상들도 눈에 띈다. 마치 인상파 화가의 그림속으로 걸어들어온듯한 느낌을 안겨준 그곳은 지난 12일 조양천 삼봉동에 위치한 사과배밭,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고있는 무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변아리랑예술단 단원들의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다.

평균년령 63세인 연변아리랑예술단은 정년퇴직자들의 취미생활과 건강을 취지로 2003년 설립되였으며 매년 정기적인 공연과 국내외 초청공연 등 각종 문화행사에 참여해 우리의것을 알리는데 힘써왔다. 2016년 중화문화촉진회 전통문화위원회에서 조직한 “북대하컵” 전국소수민족 가무, 복장, 기악, 공익 초청경연공연에서 연변아리랑예술단은 당당히 “민족의 꽃”으로 평의받았으며 무용 “즐거운 아리랑”은 1등상을 수여받았다. “ 2016년 연변조선족자치주 선진집단”이라는 영예까지 받고나서 한껏 자신감을 얻게 된 예술단 단원들은 2017년 3월에도 역시 중화문화촉진회 전통문화위원회에서 조직한 제2기 “칠색운남컵” 소수민족 가무, 복장, 기악 공익 초청경연공연에 참여해 1등상을 거머쥐였다. 그들이 선보였던 무용 “물동이춤”은 옛날 우리 선조들이 물동이로 물을 긷던 일상의 소박한 모습을 민족적 색채가 짙은 안무로 승화, 표현해 현지관중들의 눈길을 또 한번 끌었다.

우리의 춤과 가락으로 민속예술의 전통을 잇고있는 연변아리랑예술단은 흥겨운 무대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있는 봉사단체이기도 하다. 지역주민들에게 문화의 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하는 연변아리랑예술단은 양로원, 사회구역, 구치소 등 그들을 찾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간다. 단원들은 어려운 이웃에게 선보이는 공연은 장소가 협소하고 시설이 좋지 않더라도 막이 내리고나면 그 어느때보다도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연변아리랑예술단 전민 단장은 “단원들이 보여주는 열정이 대단하다”며 “그들의 자긍심과 노력이 합쳐져 멋진 예술단으로 거듭나고있다”고 전했다.

“우리의 꿈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문화를 세계의 무대에 등장시키는것입니다.” 육체는 점점 쇠하지만 갈수록 불타오르는 그들의 열정, 이는 우리 조선족사회의 귀중한 재산이며 희망찬 미래가 아닐가싶다. 요즘도 그들은 “꿈을 찾아서”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민족무용을 창작해내 매일 련습에 매진하고있다. 부채를 소재로 한 이 무용은 “단지 시원함을 주는 부채의 단순한 기능만을 추구하지 말고 꿈을 좇아 세계에로 나가자”라는 깊은 뜻이 담겨져있다고 한다.

십여년간 우리의 춤과 가락으로 민속예술의 전통을 이어가며 삶의 활력도 되찾았다는 단원들, 그들은 고목에 피는 우리 민족의 또 하나의 꽃 - 아리랑 꽃이다.

래원: 연변일보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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