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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진나루
1.빈 칼집
이 진실한 이야기는 본세기 30년대의 양자강남안에서 시작된다.
군관학교에 갓 입학해서 가장 난감한것은 뭐니뭐니해도 완전무장을 하고 달리는것이였다. 완전무장이란 무기, 탄약 외에 배낭, 잡낭, 빨병 따위를 한벌 전부 갖추는것을 말한다. 나는 생후 처음 완전무장을 하고 일어설 때 어찌나 무겁던지 (이건 잔등에 락타가 업히잖았나?) 하는 의심까지 들었었다.
한데도 학교당국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또 달리기까지 하라니 이거야말로 죽어나는노릇이였다. 게다가 억하심정으로 나를 제3렬에다 세우기까지 해서 중대가 조련장을 달아서 돌 때는 의례로 바깥테두리를 돌아야 하는 까닭에 더욱더 죽을 지경이였다. 허나 그것만이면 오히려 또 괜찮게, 전 중대 150명의 불쌍한 신입생들이 완전무장에 지지눌리며 숨이 턱에 닿아 닫고있을 때 그 몹쓸 놈의 중대장은 사정없이 급정거까지 시켰다.
“꿇엇!”
어느날 내가 이와 같은 고비판에서 허덕이고있을 때의 일이다. 제2렬의 어떤 동급생친구 하나가 홀제 내게로 얼굴을 돌리고 소곤소곤
“이 맹추야, 나처럼 이렇게 좀 못해?”
하고 제 허리를 돌려대보였다.
내가 정신을 수습하고 자세히 본즉 어, 이런! 그 친구가 허리에 찬것은 빈 칼집. 칼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를 않는다.
딴은 그렇게 하면 무게가 상당 근수 덜릴것만은 사실이다. 나는 속으로 탄복하며 그 친구를 다시한번 살펴보았다. 작달막한 키에 빼빼 여윈 말라꽹이인데 홀쪽한 얼굴에는 병색이 끼여있었다. 나는 대번에 의심하기를 (저 자식, 아편쟁이가 아닌가?)
(한데 그건 그렇다손치고 그 작자의 말하는 본새가 어찌 그리 고약한가. 초면인사에 대뜸 맹추니 뭐니…) 나도 본시 자존심이 누구만 못잖게 강한 사람이다. 이게 만약 다른 경우라면 벌써 따귀를 떤지도 옛날이다. 허나 보아하니 그 작자가 비록 말본새는 그렇게 고약해도 내 처지를 동정하는것만은 틀림없었다. 하여 나는 시의에 어긋나는 자존심을 잠간 떼여놓고 소곤소곤 물었다.
“그럼 칼은 어디다 치우구?”
“자리밑에다 치우지 어디다 치워? 맹추 같으니!”
“그랬다가 내무검사때 들춰내면?…”
“들추긴 누가 들춰? 맹추 같으니!”
보아하니 그 작자가 입에 노상 달고있는 “맹추” 두 글자는 말하자면 “로형”, “친애하는” 따위의 대명사인 모양으로 조금도 개의할 필요는 없는상싶었다.
나중에 영사에 돌아와 탄대를 끄를 때 그 작자의 이름표를 곁눈질해보았더니 거기에 적힌 석자는 문자, 정자, 일자였다.
(편집: 장민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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