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16)
2016년 12월 08일 13:35【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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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장검이가 끈기 있게 설복하였다。그리고 신신 부탁하였다。
「……허니、이번엔 좀 잘 봐서 대 주시우。그렇다구 너무 또 눈치 없이 허다가 들키진랑 말구요! 아셨수?」
「우리 조카 말이 옳지요!」곁에서 담배를 말며、혓 바닥으로 침을 묻치다 말고 화춘이가、쾌활하게 눈을 번득이며 롱조로 빈정거리였다。
그는 분주소에서 장검이가 자기를 아저씨라고 하던 일을 생각하여 낸 것이였다。
「이건!」어깨를 콱 쥐여 지르며 장검이가 욕하였다。도루 놀려 주었다。「떠들지 말아!」
「왜 줴 박아! 검、안 그렇단 말이야? 관청이 다 아는 일을? 떠들지 말아!」
분주소에다 두부 용달 대는 이가 장검이들 한테로 또 달려 온 것은 그 다음 다음 날、역시 저녁 전이였다。
그는 자기 공로에 흥분하여 아무 것도 묻지 않은 자기의 이마를 자꾸만 비지 묻은 손바닥으로 닦아 내며 보고하였다。
「됐소、됐소! 지금 가 보슈! 꼭 하나、하나 남아 있소!」
그래도 또 몰라서 장검이는、그 부락 농협 간부를 통하여 꾸은 달걀 한 꾸러미를 들고 일어 났다。
그것을 화춘이가 반대하였다。
「건、뭣허려 가지구 가?」
「그래두、가지구 가 보는 게-실수 없어!」장검이가 고집하였다。
화춘이가 무어라고 또 한 마디 반대의 말을 하려 하였으나、그 때 벌써 장검이는 뜰 아래 뛰여 내려 가 벗어지려는 짚신 뒤축을 꼬부린 왼 손 둘째 손 가락 끝으로 끌어 올리고 있었다。
「어、박 서방、달걀이 가져 왔구나!」장검이를 보자 좋아라고 일어나 두 손을 내 밀며 아주 상냥하게、전 번에는 그다지도 둘하던 순사가 맞이하였다。
「예、나으리、요담엔 더 많이 가져 오리다。오늘은 요것 바께 모은기 없어 놔서요……적지만 받아 주시우。」장검이가 사양의 말을 하며 공손이 제 손읫 것을 바치였다。
그러면서도 눈으로는 실 내를 재빠르게 둘러 보았다。-분명 혼자였다!
달걀 꾸러미를 받아 놓으며 뇌물 먹은 관리가 변명 비슷한 인사의 말로 이 쪽을 위안하였다。
「당신네 소、아직 못 찾았지만 우리 꼭 찾아 줘……낼이 또……」
하나 그는 자기의 말을 채다 맞추지 못하였다。돌연히、번개 같이 달려 든 장검이의 두 손이 그의 목을 꽉 누른 것이다。
진짜 박 서방이 허리에서 미리 준비하였던 동아줄을 홱 잡아 끌러 가지고 달려 들었다。
의자를 쓰러떠리며 나가 너머진 순사는 발버둥이 치며 반항하며 고함을 지르려 하였다。빨지 않은 발싸개를 그 입에다 얼른 장검이의 손이 틀어 박았다。
박 서방은 얼굴을、눈에서 불이 나도록 세게 순사의 발에 채였으나 탓하지 않고 제 할 일을 얼른 다 하였다。자기를 찬 자의 팔과 다리를 꽁꽁 묶어서 사무탁 밑에 둥그리여 놓았다。
장검이는 총가로 달려 가서 얼른 묵직한 장총을 집어 들었다。집에 든 총검이 제창 총열 끝에 꽂혀 있었다。그는 뒤도 돌아 보지 않고 그것을 들고 밖으로 내달았다。-화춘이도 그의 본을 따서 걸음아 날 살려라를 불렀다。
정신 없이 정문 밖까지 달려 나와 가지고서야 장검이는、생각 나서「앗차!」하였다。
「총알을 안 가지구 나왔군? 엇소、박 서방、이 총 받우! 내 들어 가 마저 가지구 나오께……」
팔다리를 놀릴 재간 없는、입에다 발싸개를 문 순사는 사무탁 밑에서 충혈한 눈을 구을리여、다시 뛰여 들어 와 벽에 걸린 탄대 마저 벗겨 가는「강도」를 노려 보았다。
밖에서 기다리다가 탄대 들고 나오는 장검이에게 도루 총을 넘겨 주며 화춘이가 말하였다。
「큰 일 날 번했어、장검이!」
가슴이 선뜩 하여 그 총을 받아 들며 장검이가 물었다。
「무슨?」
「이 사람!」안으로 뛰여 들어 가며 화춘이가 외치였다。「달걀! 달걀 꾸러밀 잊구 나오잖았어?」
공손ㅎ지 않은 화춘이가 잘 모르긴 하겠지만 달걀 꾸러미만 집어 들고 그냥 나왔을 리는 만무하다。반드시 한 번 사무탁 밑에 둥그러져 있는 순사의 얼굴을 걷어 차 주었을 것이다。게다가 십상 팔구는 이런 욕까지 하고 나왔을 꺼야-「달걀은、멀쩡헌 눔의짓 새끼、거냥 먹어? 헹、떠들지 말아!」
장검이가 들고 온 총을 가운데 놓고 영수와 왕남산이는(달삼이는 다리 상처를 치료하는 중이였기에 나오지 않았다)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였다。장님 아이 낳아 만지 듯 자꾸만 그 서툰-보기는 숱하게 보았지만、만져 보는 것은 처음인-총을 만져 보았다。
「이건、정말 장검이 헌테 훈장을 줘야겠군!」영수가 그들의 공로를 과장하였다。
「나는?……」화춘이가 불평하였다。
「거야 물론、박 서방두!」
「난-싫소! 난-술이나 한 동이 주우!」
「술은-없으니、그 대신 누룩을-줄까?」왕남산이가 놀려대였다。
「해두 이걸、어떻게 쏘는 건질 모르니?」장검이가 한탄하였다。
「인줘、내 알아!」장검이의 손에서 총을 잡아 빼앗으며 화춘이 박 서방이 또 주제 넘은 수작을 하였다。
「이건、또 아는 체!」
「내버려 두우! 허나 어디 보게?」
「검、못해?」
「자알 헌다! 벌써 한 서너 눔 쏴 넘겼군?」
「히히、하하!」
「인주우、안 되겠소!」
「거、참、조오화 든 눔의 건데?」이마에서 땀을 닦아 내며 화춘이가、하는 도리 없이 자기의 무식을 승인하였다。
「장검이에겐 총을 메우구、박 서방에겐 그 칼만 채워서 둘 다 화련으루 보내기오。가서 훈련을 받구 오게……」왕남산이가 롱이 아니라、건의하였다。
「것두 좋소……」정말로 영수가 거기에 동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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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 가서 사흘 동안 단기 훈련을 받은 장검이와 화춘이 박 서방은、일 등까지는 못 되지만、그래도 삼 등 포수 쯤은 되여 가지고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