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17)
2016년 12월 09일 10:52【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四○ 싸움은 이제부터
버드나뭇골이 청하지 않은 적병의 야만의「방문」을 받고 있을 때、장검이는 거기 있지 않았다。
그는 박화춘이와 가치 두 명의 젊은 적위대 대원을 데리고 버드나뭇골과 소영자 사이의 강 기슭을 타고 뻗을 길、그 길가에 치솟은 낭떠러지 위에 있었다。
국자가로 부터 구불거리며 때로는 강 기슭과 정답게 나란히、또 때로는 서로간 말다툼을 하였는가 시뜻하여 외면을 하고 따로따로 떨어져서-두만강을 향하고 뻗어 내려 오던 길이 거기 와서는 올라 가기만도 한 마장 실히 되는、어지간히 강파른 고개 하나를 넘어야만 하였다。(평시에 국자가 드나드는 장꾼들은 이 고개 위에 올라 서서야 비로소 소 때리느라고 길 가에서 꺾어 들었던 나무 가지를 내버리고는、땀에 젖은 소의 이마를 긁어 주었다。)
장검이는 거기서「토벌」나오는 적의 자동차를 습격하여 무기를 탈취할 계획이였다。손에 든 무기라고는 장총 한 자루 바께 없었지만 그래도 지형이 자기네에게 절대로 유리하였기에 그럴 엄두를 그들은 감히 내였던 것이다。
무기가 박절히 수요 되였기에、그리고 또 장검이들의 수완을 지내 보아 잘 알고 있었기에 영수와 왕남산이도 그들의 이러한 계획을 성공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믿고 선뜻 승낙하고 지지하였던 것이다。
장검이들은 그 낭떠러지 위에 엎드려서、서로간 부동한 거리를 사이에 둔 적 보병의 항렬을 지나 보내였다。
간혹 락오한 병사가 있기는 있었으나、본대와의 거리가 너무 가깝거나 그렇잖으면 셋씩 넷씩 떼를 지어 지나 가는 것이였길래 감히 손을 대지 못하고 말았다。
그들은 행진하는 일병의 대렬 앞에서 혹은 뒤에서 길잡이 하는、군복 입지 않은、낯이 익은 반역자들을 여럿 발견하였다。
-계림의 리범석이、군중 재판 때 처형 당한 안문흥의 동생 무흥이、버드나뭇골의 박승화、광제 부농 허금동이의 처남 귀 찌그랭이、나루터에서 김 서방을 공갈하고 가버린 최원갑이……
「저、저、저 눔、저 죽일 눔 좀 보라구!」안무흥이가 지나 갈 때、제 곁에 엎드려 있는 장검이의 옆구리를 쿡 쥐여 지르며 박화춘이가 분해 하였다。「그 때、우리가 업새 치우잘 제 치워버렸더문 아무 일 없는 걸! 에에이 참、떠들지 말아!」
「까짓거、다 걷어 치우구 저 눔 새끼나 한 방 쏴 저끼구 말까?」분하고 미운 생각에 장검이가 고려 없이 큰 일 날 소리를 하였다。그러나 곧 뉘우치고 제가 한 말을 금시로 제가 다시 정정하였다。「참아라! 그럴 순 없지!」
「분헌 생각 해서야! 허지만……」하고 화춘이가 거기에 자기도 동감이라는 것을 표시하고는、「초련 저 숱한 눔들을 서뿔리 건드렸다간 우리가 되려 녹아날꺼야?」
박승화는 안무흥이 처럼 대오의 선두를 걷지 않고、맨 뒤에 떨어져서 고개도 안무흥이 처럼 그렇게 까투리 날아 가는 소리에 놀란 개 대가리 모양으로는 쳐들지 않고、침착하게 따라 갔다。
안무흥이를 보고 분해 할 만큼은 다 분해하고 난 뒤끝인지라 장검이와 화춘이는、갑절 더 미워해야 할 박승화를 보고는-하긴 그건 원래가 그런 것이려니 생각하였던 탓도 있겠지만-오이려 마음이 평담하였다。
그래 어느 정도 마음에 여유가 있는 장검이가、롱 반 참 반으로 한탄하였다。
「저게 우리 매부라니……」
박 서방이 아주 점잖게 거기에 대꾸하였다。
「나허군-종씨라우다。」
그 소리를 듣고 뒤에 엎드려 있던 두 청년은、그만 무서운 것도 잊어버리고「킥! 킥!」입에 손을 가져다 대고 웃었다。
토막 토막 끊어져서 누런 군복의 대오가 한 때 뒤를 이어 뒤를 이어 지나 가더니만、그것이 끝나니까 길이 갑자기 괴이하리만치 종용하여 지였다。이따금 어떻거다 적병이 버리고 간 권연갑 속의 납종이가 돌개 바람에 날다가 굴다가 하며 눈 부신 햇볕을 반사할 뿐、길 위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는 것 같지 않았다。
「이거、틀리잖았어?」누구 보다도 먼저 화춘이 박 서방의 참을 줄이 끊어지였다。「헛 일 허잖아?」
「치만、기왕 온 거니 해 질 때꺼진 기다려 봐야지……」저 역시 자신은 없어 하면서도 장검이가、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격려하였다。「좀 더 참아 보기오。」
「난、목이 말라서……」하고 뒤에서 한 친구가 생선 가시 걸린 사람 모양으로 제 목젖을 들었다 놓았다 못 살게 굴며、넘어 가지 않는 침으로 그것을 적시여 보려고 애를 썼다。
자기의 절박한 욕구 앞에 굴복한 딴 하나가 머리를 들고 일어나 앉으며、장검이에게 간청하였다。
「난、가 오줌을 좀 누구 와야겠수다。막 터질 것 겉소!」
「자세는 낮추구!」
「글쎄、오줌을?」
「가우! 치만 자센 낮추라니까?」
「검、나두 좀 갔다 와야겠소。이건 뭐、정말이지……」
하나 그들은 그 자리를 떠날 사이가 없었다。
별안간、귀 밝은 장검이가 바람이 실어다 주는 자동차의 기관 소리를 듣고、낮게 경고하였기 때문이다。
「와! 엎드려!」
맥을 놓고 아주 번듯이 나가 누어 하늘에서 구름이 솜 피는 것만 보고 있던 화춘이가、그만 놀라서 자기도 모를 그런 날랜 동작으로、마치 딱지치기 하다가 먹히우는 딱지 모양으로、벌렁 몸을 뒤집어서 배를 땅 바닥에 딱 가져다 붙이였다。그리고 속삭이듯、그러나 성급히 물었다。
「와? 와? 어디?」
장검이는 소총의 안전장치를 얼른 비틀어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