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17)
2016년 12월 09일 10:52【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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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 쪽 고개 밑에서 푸르므레한 칠을 새로 한 군용 화물 자동차가 한 대、전창의 류리를 번득이며 기관 소리 요란히 기여 올라 왔다。찻머리에 꽂은 일장기가 거꾸로 들린 양계 닭 모양으로 대에 감기여 몸부림치였다。
차 위에는 십여 명의 적병이 기관총과 함께 타고 있었다。그 자들은 무어라고 알아 듣지 못할、박자도 맞지 않는 노래(군가?)를 막탕 불렀다。
숨이 가쁜 차가 가쓰 터지는 소리와 제동기 거는 소리를 번갈아 내며 힘을 다 하여 기여 바라 올라 왔다。해도 그 속력은、짐 잔뜩 싣고 평지를 가는 소 달구지만 바께는 안하였다。
장검이는 운전대에 앉아 있는 장교의 견장을 알아 볼 수 있으리만한 거리에까지 차가 들어 왔을 제 비로소 한 쪽 눈을 감았다。해도 그가 겨눈 것은 그 장교가 아니라、얼굴에 땀이 번질번질한 운전수였다。
숨을 한 번 길게 들여 쉬고 나서 그것을 딱 끊고、조성의 조꼬만 삼각형의 정점에다 그 자의 군복 상의의 셋째 단추를 올려 놓고 방아쇠를 장검이는、단 반 초의 사이도 두지 않고 그어 당기였다。
만 마리의 양을 치는 거인의 채쭉 소리 같은 반향이 강 건너 산비탈에서 돌아 왔다。-「찌야끈!」
핸들 위에 푹 엎으러지는 운전수의 머리에서 군모가 벗겨져 떨어지는 것을 장검이는 보았다。
「맞았다!」박화춘이가 벌떡 뛰여 일어나며 소리질렀다。
로획한 무기를 메고 갈 사명을 띈 두 적위대 대원도 그 본을 따라 정신 없이 뛰쳐 일어나 서로 손을 맞잡았다。
운전수를 잃어버린 차가 뒷 걸음질을 치였다。운전대에 앉았던 장교가 입을 벌리고 의미 없이 손을 쳐들었다。
부르던 군가를 중도에서 끊어떠린 차 위의 병사들이 어떤 것은 총을 안고、또 어떤 것은 맨 손으로 땅 위에 뛰여 내리려 하였다。하나 그 보다 먼저 강파른 데를 겉잡을 사이 없이 뒷 걸음질 쳐 미끄러져 내려 가던 차가 비뚝 하며 뒤집히여 길이 까맣게 넘는、깎아지른 듯한 벼랑 아래로 떨어져 내려 갔다。그 아래는 물이 깊지 않은 대신에 바위가 많았다。
자동차 부서지는 요란한 소리를 듣고 장검이들은、너무도 기쁘고 조급하여 길을 돌아 내려 갈 사이도 없이 허공 뛰여 길 위로 날아 내려 왔다。
빙글빙글 도는 네 바퀴를 쳐들고 뒤집히여 부서진 차체 밑에서 혼비백산한、코와 입으로 물을 여러 모금씩 먹은、살아 남은 적병이 서넛 흠뻑 젖어서、어떤 것은 군모도 없이 기여 나왔다。전창을 권총 자루로 부수고 운전대에서 이마가 터어진 장교가 빠져 나왔다。이어서 차체 밑에서 또 하나、코에서 피를 쏟으며 그래도 기관총은 안은 병사가 기여 나왔다。
그 뒤를 따라서 총을 놓지지 않은 병사가 또 둘 빠져 나왔다。
높은 데서 내려다 보는 장검이들의 눈과 허리에서 아래를 물 속에 잠그고、뒤집힌 차체 뒤에 은신하여 올려다 보는 적병들의 눈이 서로 마주치였다。
눈으로 흘러 드는 핏 물을 손 등으로 닦아 내며 구사일생한 적의 장교가 권총 든 손을 번쩍 쳐들며 호령하였다。
「우데엣!」
그와 동시에 위에서는 장검이가 호령하였다。
「엎드렷!」
파손된 차체를 흉장으로 하고 적의 기관총수가 대공 사격의 자세로 탄환의 부챗살을 피였다。지휘하는 장교의 권총과 삼사 정의 소총이 그것을 도와서 련방 사격하였다。압도적인、위협적인 사격을 적병들은、비록 고지는 점령하였지만 전투 경험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네 농민의 머리 위에다 퍼부어 대였다。
장검이들은 머리도 들지 못하고 땅 바닥에 엎드린채 팔굽과 무릎의 동작을 가지고 슬금슬금 뒤로 물러 났다。대항하여 사격해 볼 엄두는 내지도 못하였다。
철안에 부서져 튀는 바위의 파편이 박 서방의 목덜미에다 칼로 벤 것 같은 상처를 내여 주었다。그리고 또 하나는 목이 말라 하던 적위대 대원의 팔굽을 새끼 손 가락 만큼이나 깎고 지나 갔다。
적이 돌격을 개시하였다。고함을 지르며 벼룻길을 기여바라 올라 왔다。
네 사람은 몸을 일으키여 뒤도 돌아 보지 않고 도망질치였다。
고개 위의 길에 올라 서서 적은、총을 놓으며 소리를 질렀다。해도 따라 오지는 않았다。따라 올 기운이 근본 없었다。
그렇건만 장검이들은 조금도 늦추지 않고、점점 더 속력을 내여 뛰여 달아났다。총 한 자루를 넷이서 번갈아 메며 한 십 리 잘 달아나가지고야 발을 멈추고 숨들을 돌리였다。그러고 나서 생각하여 보니 걸음아 날 살려라고 죽을뚱 살뚱 도망쳐 온 것이 우수웠다。생각하면 할쑤록 우수웠다。우수워 죽을 지경이였다。
장검이가 피 말라 붙은 목덜미를 흙이 묻어 새까만 손 바닥으로 조심스러이 누르고 앉아 있는 화춘이 박 서방의 다리를、신들메한 제 발로 툭 걷어 차며 놀려 주었다。
「어째、목이 떨어질 것 같아서 그러우? 막대길 대구 감발루 동여 매 줄까? 으하하하! 박 서방……떠들지 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