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중국인도 못 알아보는 "한자 표기" |
20일 오전 수원시청역 대합실. 조선족 김모(70)씨 부부는 한참을 안내표지판 앞에 서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표지판에 한글, 영어와 함께 한자가 표기돼 있는데, 김씨 부부는 번체(정식으로 쓰는 한자)로 적혀 있는 한자만으로 목적지인 수원시청을 찾기가 어려웠던 것.
김씨는 "중국 표준어가 전부 간체(간결하게 줄인 한자)로 돼 있는데 도대체 왜 번체로 써놨는지 리해가 안된다"며 "여기 써있는 한자들 대부분 중국에서 사용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혀를 찼다.
분당선에 표기된 한자들이 중국인들조차 알아볼수 없을만큼 오류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한자를 표기하면서 표기규정은 한국과 일본에서 통용되는 한자를 기준으로 사용, 중국인들은 리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분당선의 모든 안내판에 표기된 단어를 한글의 음대로 번역해 한자어로 써놓았다. 화장실의 경우 중국어로 卫生间(위생간)이나 洗手间 (세수간)이 맞는 표현이지만, 한글 그대로 "化粧室"이라고 쓰여있다.
타는 곳이라 표현된 승차장도 "上车场(상차장)'이 중국어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표현이지만, "乘車場"으로 써있어 중국인 관광객이 쉽게 알수 없게 표시됐다.
아예 말도 안 되는 한자가 쓰인 역도 있다. 수원시청역 승강장 벽면에 부착된 역리용안내도는 원래 驛利用案內圖가 옳은 표기지만, 현재 驛李用案內圖라고 잘못 쓰여있어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수원시민 김모(34)씨는 "지금 이 표현대로라면 리씨가 리용하는 역안내도인데, 어이가 없어서 한참을 웃었다"며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면서 이게 무슨 망신이냐"고 비꼬았다.
코레일은 한자를 표기하는 리유에 대해 중국인과 아시아권 관광객을 위해 사용한다고 말하면서도 자체 표기 규정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한자를 사용토록 해, 한국과 일본에서 주로 쓰는 한자로 표기될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모순되는 상황에 대해 검토해 시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연변인터넷방송).
(편집: 김홍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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