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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화산분화 위험 현재 진행형

2015년 05월 13일 09:42【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지구가 례사롭지 않다. 일본에서는 수도 도쿄에서 80킬로메터 떨어진 하코네 국립공원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1주일가량 화산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7일 블루산 화산이 분화해 주민 1000여명이 대피했다.

지난달 25일 네팔을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은 지구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8000여명이 숨지고 800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은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진과 마찬가지로 지구 내부의 지각 변동에 의해 발생하면서도 지진보다 더 광범위하고 복합적인 피해를 줄수 있는 화산 분화의 위험성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난달 22일  칠레 칼부코 화산이 예고 없이 분화했다. 이처럼 예고 없이 발생하는 화산 분화는 최악의 화산재해로 기록된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 200주년을 맞는 올해도 현재 진행형이다.

◇최악의 화산 재해 인도네시아 탐보라 분화

지금부터 200년 전인 1815년 인도네시아 숨바와 섬에 있는 탐보라산에서는 력대 최대 규모의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분화구를 통해 나온 분출물들은 일대를 온통 잿빛으로 덮었다. 과거 네덜란드와 영국 식민지로 1만여명이 살고 있던 탐보라는 단 4명의 생존자만을 남긴 채 화산재와 용암에 묻혔다. 분화 전 최대 높이가 해발 4200m였던 산은 분화 후 2730m로 약 1500m가 줄었다.

곧 이어 2m 넘는 지진해일(쓰나미)이 500킬로메터 떨어진 자바섬 동부까지 2시간 넘게 계속 밀어닥쳤다. 재앙은 아직 서막에 불과했다. 반경 100만평방킬로메터까지 퍼진 화산재는 분화 후 몇 주 동안 일대에 계속 떨어졌고 이로 인해 질병이 퍼지고 농작물도 황폐화돼 주민들은 기근에 시달려야 했다. 이로 인해 숨진 주민들은 최대 12만명에 달하는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엄청난 분화의 여파는 끝나지 않았다. 탐보라산이 뿜어낸 4억톤의 유황가스와 화산재는 44킬로메터 상공 성층권까지 치솟았고, 치솟은 가스와 화산재 립자들이 태양빛을 막아 전 세계적으로 흐린 날씨가 이듬해까지 계속됐다. 지구로 들어오는 빛과 열이 차단되면서 지구는 냉각되기 시작했다. 강수량도 최대 4% 감소했다. 이듬해인 1816년은 세계 각지에서 ‘여름이 없는 해’로 기록됐다.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에는 여름에 빨래가 어는 일이 발생했고, 유럽에서는 수확량이 줄면서 곡물가가 치솟아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일랜드에서만 4만명 이상이 기근과 전염병으로 숨졌다. 중국 남부 운남성에도 여름 이상기후로 인한 흉작이 3년이나 이어져 아사자가 속출했다.

이처럼 화산 분화는 화산재와 용암 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쓰나미나 기후 변화 등 "2차 피해"까지 입힌다. 특히 그 피해가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전 지구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홍수나 지진 등 다른 재난과도 차별화된다. 만약 탐보라처럼 폭발적인 화산 분화가 오늘날 지구촌에서 재현된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화산 분화의 우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세계 주요 보험업계가 태풍, 홍수, 지진 등에 비해 화산 분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 등에 대한 대비책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보험회사인 윌리스는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에 있는 베수비오 화산이 1631년 수준으로만 분화해도 경제적인 피해는 220억딸라에 달할것으로 추산했다. 서기 79년 이 화산이 폼페이를 집어삼켰을 때보다도 훨씬 적은 규모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만약 일본 후지산(해발 3776m)이 1707년 마지막으로 분화했을 때와 비슷한 규모의 분화가 오늘날 재발할 경우 어마어마한 화산재가 100킬로메터 이내에 있는 인구 1300만명의 대도시 도꾜를 덮칠수 있다고 크리스티나 매길 호주 맥쿼리대 교수는 경고했다. 후지산이 당시 내뿜은 화산재는 탐보라 화산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3월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유엔방재회의를 앞두고 작성된 "세계방재평가보고서(GAR)"에서는 화산 분화 시 예상 피해인구의 95%가 7개 나라에 몰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 7개 나라는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 위치한 5개국(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멕시코, 과테말라)과 에티오피아, 이탈리아다.

특히 최근 한달사이 파푸아뉴기니,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지진이 관측되고 필리핀 블루산 화산과 일본 하코네 국립공원 등에서 화산활동이 잇따라 관측되면서 대규모 재앙이 재발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분화 우려로 출입이 통제된 화산만 9곳이다.

그나마 희망적인것은 화산 분화가 어느 정도는 현대 과학으로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2010년 인도네시아 메라피 화산이 분화했을 당시에는 분화를 예측한 당국의 조치로 약 35만명이나 되는 주민들이 대피해 피해를 줄일수 있었다. 그러나 늘 정확하지는 않다. 지난 22일 칼부코 화산처럼 전혀 예측되지 않았던 분화도 있고, 대형 폭발을 예측했지만 "헛기침"에 그친 경우도 있다.

분명한 것은 어디에서 발생하든, 예측이 맞든 틀리든 화산 분화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2010년 4월 아이슬란드 남부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의 화산 분화 당시 작은 규모의 분화에도 2주 동안 유럽 공항들은 마비됐다. 이로 인한 항공업계의 피해 규모만 17억딸라로 추산됐다.

더 심각한것은 화산 분화가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고 기온까지 변화시킨다는것이다. 화산 분화 당시 분출되는 황산염은 대기권 넘어 성층권까지 올라가고 황산염의 염소 립자는 오존을 파괴한다.

200년 전 탐보라가 분화했을 때는 오존층 파괴가 별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한 오늘날 이 같은 오존 파괴가 재현된다면 치명적이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분화로 남극 지역에는 "오존홀"(오존 양이 크게 감소한 부분)까지 발생했다. 오존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온난화를 가속시키고 한반도에 이상한파를 불러왔던 북극 제트기류 남하 등 이상기온 현상으로 이어진다.

또 대기권 위로 올라간 화산 분출물 등은 지구가 받는 태양광과 열의 량을 감소시켜 전 지구적인 기온을 평균 2도 떨어뜨린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여름철 기온 감소는 환영할 만한 일일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증발량이 줄면서 강수량도 감소한다. 이는 농업 종사자들에게는 치명타다.

래원: 연변일보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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