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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집트 홍해대교 련결에 령토분쟁 가열

2016년 04월 19일 09:41【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이집트가 이스라엘, 영국 등과 령토 분쟁을 빚던 홍해의 두 섬을 경제 지원의 대가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넘기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집트와 사우디의 국경 중간에 자리한 이 섬들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홍해로 나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요충지인데다, "수에즈 전쟁"(1956년)과 "6일 전쟁"(1967년)을 거치며 이 지역의 화약고로 떠오른 곳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경제 위기에 처한 이집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160억 달러 규모 투자 협정에 화답하기 위해 홍해 끝자락 아카바만 입구에 자리한 티란 섬과 사나피르 섬의 관할권을 이양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이 섬들을 거쳐 량국을잇는 초대형 다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다리의 명칭은 사우디 국왕의 이름을 따 "살만 대교"로 붙여졌다. 이집트 정부는 “6년 동안 11차례의 협상을 벌여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으나 이집트 안팎에선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랍권 국가 중 그나마 관계가 원만한 이집트가 아닌 사우디아라비아가 섬들을 관할할 경우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집트가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될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에일라트 항구에서 홍해로 나오려면 무인도인 두 섬이 자리한 해협을 지나야 한다. 령토 관할권을 놓고 60년간 신경전을 벌여온 요르단도 잔뜩 신경이 곤두섰다.

자국의 아카바항에서 홍해로 나가는 길목이 껄끄러운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손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요르단은 예멘 등 주변국 내정에 적극적으로 간섭해온 사우디아라비아와 최근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이집트 국민의 비판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경제 지원의 반대급부로 사실상 섬들을 ‘헌납’했다는 론란 때문이다. 지난 8일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이집트를 방문한 살만 사우디 국왕 앞에서 령유권 이전을 발표했다. 전날 나온 대규모 투자 협정에 따른 화답이었다. 2013년 쿠데타로 집권한 엘시시 정권을 사우디아라비아가 꾸준히 지지해준 데 대한 보답이기도 했다.

반정부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은 “한 줌의 돈 때문에 주권을 포기했다”고 일갈했다.

현지 유력 평론가인 바셈 유세프도 자신의 트위터에 “마치 경매에서 팔리듯이 두 섬이 굴욕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넘어갔다”고 비판해 국민적 호응을 얻고 있다.

래원: 연변일보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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