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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한수가에서
무한을 철퇴한후 내가 소속한 제1지대는 악양을 거쳐서 밤에 낮을 이은 강행군으로 호남, 호북 두 성의 성계를 이루고있는 막부산전선에 도달하였다. 막부산은 무창에서 장사로 향하는 부대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경지지였다. 나는 난생처음 거기서 실전을 경험하였는데 그 첫 전투에서 당황망조한중에 제가 군관학교에서 애써 배운 “살인과학”이 실탄이 우박치는 싸움터에서는 별로 쓸모가 없다는것을 깨달았다. 지식은 별로 없으면서도 실전의 경험이 풍부한 로분대장들앞에서 나는 군관학교졸업생이라는게 창피스럽게도 망신을 여러번 하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나에게 한가닥 겸허한 덕이 있어 “불치하문”으로 모든것을 그들에게 물어서 행하였으므로 뒤손가락질은 받지 않고 지냈다.
그 10여개월 동안의 전선생활에서 다소나마 실전의 경험을 쌓은것은 후일 내가 화중전선과 태항산에서 보다 더 엄혹한 전투환경에 대응하는데 적잖은 도움으로 되였다.
근 이태만에 나는 호북성의 로하구—제5전구장관사령부 소재지에서 또다시 강진세와 함께 지내게 되였다. 나와 몇몇 전우가 강남전선의 제1지대에서 조동이 되여 한수가에서 활약하고있는 제2지대로 왔기때문이다.
강진세와 오래간만에 다시 만나게 되여 반가운김에 나는 걷잡을수없이 수다스럽게 지껄여대였다. 제법 솜씨있는 말주변으로 강남전선에서의 소경력을 활동사진처럼 그의 눈앞에 재현시켜보였다. 아슬아슬하고 재미나는 대목이 펼쳐질적마다 그는 빙긋이 웃음을 짓군 하였다.
“…한번은 적의 포탄이 머리꼭대기에 무더기로 쏟아지는통에 질겁을 해서… 나는 귀를 꼭 막고 입을 헤벌리고 전호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바지에다 오줌을 싸는것도 모르고…”
이렇게 말하며 내가 그 당황망조한 꼴을 입짓몸짓으로 형용해보였더니 그는 참다 못해 픽 웃음보를 터뜨리고 한마디를 던지는것이였다.
“대포쟁이, 고만해!”
밤에 전원이 참가하는 환영회가 있기전에 강진세는 따로 나를 전문으로 과자붙이를 파는 다점에 데리고 가서 초대를 하였다. 그는 내 의사를 물을것도 없이 제 주변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얼음사탕련밥”을 주문하였다.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자 그는 우선 나에게 요 몇해 어간에 어떤 책들을 읽었느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전선에서 시간을 짜내여 읽은 책들을 낱낱이 렬거한 다음 특히《프랑스내전》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하였다. 강진세는 내 말을 다 듣고나서 엥겔스의《반듀링론》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유하였다. 그전부터 벌써 우리의 독서의 흥취는 문학서적에서 정치리론서적으로 현저히 기울어져있었다.
그날 밤 모임에서 환영사를 한것이 윤곡흠(윤공흡)이였던것은 기억이 나나 그때 그가 무슨 말을 했었는지는 전연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해도 어쨌든 그가 20세기의 시세로가 아니였던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것이 그의 인격에 추호의 흠점으로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온화하고 돈후한 성품은 여전하였으니까.(윤곡흠은 그후 태항산에서 여러해 동안의 전투생활을 거친 뒤에 다행히도 성한 몸으로 항일전쟁의 승리를 맞이하였다.)
이튿날 나는 행낭을 정리하다가 새로 산 치약깍지에 먼지 같은게 보얗게 앉은것을 발견하였다. 나는 본시 조금이라도 어지러운것은 참지 못하는 성미인지라 이내 손수건을 꺼내서 그것이 반들반들해질 때까지 자꾸 닦았다. 한데 무슨 일이나 하기 시작하면 늘 좀 지나치게 하는 버릇이 내게는 있다. 하여 그번에도 아마 좀 너무 지나치게 닦은 모양이였다. 그렇기에 옆에서 생글거리며 나의 하는 꼴을 구경하고있던 강진세가 참다 못해 이런 충고를 했다.
“속은 안 닦아? 속도 닦아야지!”
한수가에서의 평범하고도 비범한 우리의 생활은 이렇게 시작되였다.
래원: 인민넷 | (편집: 임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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