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밤이 터지는 소리,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풍경이 가을소식을 전하는 요즘, 이에 더불어 달의 명절로도 일컬어지는 한가위에는 풍요를 기리는 각종 세시풍속이 행해진다. 조상에게 례를 갖추는 차례와 같이 엄숙한 세시풍속이 있는가 하면 한바탕 흐드러지게 노는 세시놀이 역시 풍성하게 행해진다. 추석은 애초 농공감사일로서 이날 명절식으로 송편을 빚어 조상에게 올려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것이 중요하다. 추석전에 조상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하여 여름동안 묘소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베여준다. 그리고 추석날 아침에는 햇곡으로 빚은 송편과 각종 음식을 장만하여 조상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것이다.
한가위는 중추절 또는 중추가절이라고 하며 가을의 한가운데의 명절이다. 추석무렵은 좋은 계절이여서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5월은 농부들이 농사를 잘 짓기 위하여 땀을 흘리면서 등거리가 마를 날이 없지만 8월은 한해 농사가 다 마무리된 때여서 봄철농사일보다 힘을 덜 들이고 일을 해도 신선처럼 지낼수 있다는 말이니 그만큼 추석은 좋은 날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있듯이 추석은 년중 으뜸명절이다. 특히 농촌에서 가장 큰 명절이니 이때는 오곡이 익는 계절인만큼 모든것이 풍성하고 즐거운 놀이로 밤낮을 지내므로 이날처럼 잘 먹고 잘 입고 잘 놀고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새삼 간절해지는것이다.
“추석을 우리 말로 또 무엇이라고 부를가요?”
“한가위에서 ‘한’과 ‘가위’는 각각 무슨 뜻일가요?”
“추석에 노는 우리 놀이에는 무엇이 있을가요?”
추석날(15일), 우리 연길시에서도 한차례 소중한 놀이가 펼쳐졌다. 사회자의 물음에 아이들은 자기가 대답하겠노라고 저마다 손을 들고 야단법석이다. 어른들도 사전을 검색해봐야 알겠다는것들을 언제 배워뒀는지 그 천진하고도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 자못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연길청년광장, 연변문화예술연구중심과 연길시문화신문방송출판국에서 주최하고 연길시고령사회교육문화원 등에서 주관한 2016 추석맞이 전통가족문화활동이 한창이다. 조선족복장을 곱게 차려입은 100쌍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서로 문제도 알아맞추고 절하기도 배우며 거기에 장끼자랑까지 이채를 돋우어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멈춰진다.
절하기를 배우는 종목, 9개월과 7살 된 딸을 둔 한 엄마는 “처음으로 이런 행사에 왔어요, 우리 딸은 나중에 자기도 저 원장님처럼 인사법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겠대요!”라고 말하며 좋아한다. 옆의 9개월 된 아기는 자기도 뭘 안다는듯이 애써 모양새를 잡아보는 모습이 신통스럽다.
장끼자랑 “유치원꽃밭”을 부른 중앙소학교 1학년에 다니는 박정연어린이는 “문제도 알아맞춰 상품도 타고 무대에 올라가 내가 좋아하는 노래도 하고 몰랐던것도 알게 되여 너무 좋아요! 오늘저녁에 집에 가서 송편도 먹고 일기도 쓸거에요!”라며 귀여운 소감을 말했다.
연길시고령사회교육문화원 심명주원장은 “민족의식이 고갈되는 시점에서 가족문화로 우리의 옛 정취를 돌아보고 후대들에게 추석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풍속과 전통을 가르치는 장이 되였으면 좋겠다는 행사취지를 밝혔다.
이러고보면 가을의 절정은 아무래도 추석이다.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늦더위가 심술 가득한 표정으로 자존심을 세우고있어도, 혹은 지꿎은 가을비로 인해 흙길의 성묘길이 되여도, 추석은 늘 가을의 명당자리에 자리하는듯싶다. 이 특별한 계절의 소중한 날들이 지니는 의미는 풍요로움과 따사로움, 그리움과 같은것이다. 사계절의 어느 하늘도 이처럼 투명하거나 깊지 아니하고 그 어떤 푸른빛도 가슴에 이토록 포근히 내려앉지 않는다. 그런 하늘아래, 그런 투명한 가을빛아래 얼굴마다들에 비낀 크고작은 해맑은 표정들이 이 가을을 더 가을답게 하는것 같다.
래원: 연변일보 | (편집: 장민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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