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축구문외한으로서 별로 할말이 없는 처지이지만 24일 연변축구경기장에서 치러진 연변장백산팀과 호남상도팀과의 경기를 관람하고 뭔가를 말하고싶어졌다.
부끄럽지만 실은 경기장에 앉아서도 우리 상대가 어느 팀인지조차 모른채로였다. 경기가 시작되였지만 나의 시선은 그냥 경기장 한복판에서 날리는 비닐봉다리에 가 있었다. 시퍼런색이며 시꺼먼 비닐봉다리들이 바람에 둥둥 날려다니는데 혹시 선수들의 얼굴에라도 마구 덮씌우지 않나 혹은 발목에라도 감기지 않나 시종 걱정이 앞섰다.
(어쩌면 이 같은 큰 경기를 치르는데 쓰레기비닐봉다리들이 저렇게 많이 날려다닐가?!) 속으로 경기장관리일군들을 나무람해봤다가 그런 봉다리들을 경기장에 갖고 들어선 관람객들을 욕해봤다 하면서 시름을 놓지 못하고있었다.
전반전경기는 그런속에서 한꼴도 나지 않은채 끝나고말았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몇분이 지나지 않았는데 첫꼴이 생겼다. 연변팀이 상대팀에게 꼴을 넣은것이다. 후닥닥 일어나 환성을 지르며 환호하노라니 내눈앞에 더는 비닐봉다리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 바람결에 다 날려갔나부다 하고 생각하고있는데 또 한꼴이 나졌다. 눈앞은 과연 파아란 잔디밭으로 찬연해보였다.이번에는 또 패널티킥이란다.
(야- 이것까지 넣으면 너무하지 않나?) 하고 옆자리에 선 나젊은 동료에게로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웬 말씀입니까?! 이건 흥정하는 시장마당이 아니고 슈퍼리그팀과 보류결정팀과의 한판 겨룸입니다."
그래도 들은 소리는 있어가지고 "지금 이 경기장에 박태하선수도 참가했나?"하고 물었다. "박태하선수?" 옆사람들이 의아해하였다. "야, 이봐라, 사람이 나이 먹으니 이렇게 생각하고 말이 달리 나간다. 량해를 해라. 박태하가 아니라 하태균 말이야."
(참, 세글자 이름에 감독과 선수 이름이 두글자나 같으니 이 같은 실수가 생기는게 아닌가. ) 괜히 남의 이름자를 두고 탓하고있는데 지금 한창 패널티킥을 하고있는 선수가 하태균이란다.
축구공이 또 상대방의 그물에 철렁 보기 좋게 걸렸다. 경기장은 아주 죽가마처럼 끓어번졌다. 마구 뛰며 고함을 치며 환호를 하는데 또 한꼴이 났단다! 형광막에는 4:0이란 수자가 보기 좋게 떴다.
경기는 끝났고 관람석에서는 오색의 비닐깔개들이 비행접시처럼 마구 날아다녔다. 보기 좋았다. 경기장복판에서는 검은색물체가 날렸다. 잇달아 붉은선수복도 날렸다. 사람들이 감독이며 선수를 헹가래치고있었다.
응원대가 경기장둘레를 돌며 북장단을 울리고있었고 주석대앞에서는 연길시예술단이 절주빠른 우리 "아리랑"가락에 맞춰 춤사래를 날리고있었다. 관람석에서도 그 선률에 맞춰 선자리 뜀질을 하며 모두가 환성을 지르고있었다.
날리고 울리고 환호하는 거기에 "비바람속을 헤치며 고락을 함께 해온" 그 오랜 날들의 인고와 애환이 진붉은 프랑카드에 걸려 기발처럼 나붓기고있었다. 15년만에 연변축구팀이 중국슈터리그에 보란듯이 멋있게 진출하게 되는 력사적 순간을 맞아온것이다!
축구가 무엇이길래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나같은 문외한의 가슴에도 이름할수 없는 격정과 함께 눈물이 솟구쳐오르는것일가?! 그 눈물의 뒤에는 연변축구의 재기와 성공이라는 우리 모두의 바람과 애향심 그리고 자부심이 짙게 깔려있기때문이 아닐가.
래원: 길림신문 | (편집: 김홍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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