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잠깐 좀……」
「못 써! 어디 그런?……」나무람 하고 허리를 굽히여 박승화는、포대기에 싸인 조꼬만 생명을 들어 안았다。그리고는、「오오、울지 말아! 어어이、쭈쭛! 어어이、울지 말아!」
무색하여 최원갑이는 손에 들었던 칼을 집에다 넣고 물러났다。가래를 도꾸어 눈 위에다 뱉았다。
박승화가 우는 아이를 안고 동네 안으로 되돌아 들어 왔을 제、남아서 집 수색을 하던「자위단」들 가운데의 하나가 달려 오며、큰 일 난 듯이 멀리서부터 제 침에 개끼며、손을 내저으며 보고를 하였다。
「할멈들을 단장님、할멈을 넷 한꺼베 붓들었습니다! 어떻걸까요、한 가 눔의 집에다 몰아 넣구 불을 질러버릴까요?……」
「덤비기는! 천천히 말을 왜 못해! 대체 할멈은 무슨 할멈을 붓들었단 말이야!-어어이、쭈쭛! 울지 말아!」
「예、할멈을、그 저……단장님、이리 좀 와 봐 주시우!」
포격에 울리여 천정에서 떨어져 내려 온 흙을 머리에、어깨에 보이얗게 뒤여쓰고 한 구석에 쪼글떠리고 모여 앉아서 벌벌 떨고 있는 할머니들을 보자、박승화의 머릿 속에는 펀득 그 무슨 령감이 떠 올랐다。
「어떻거랍니까、단장님?」
「어떻거긴! 망헐 눔、」눈을 부라리며 생각하는 바 있는 박승화가、제 부하에게 거짓으로 호통 빼였다。「저리 썩 물러 나지 못해?」
이 때、일병들은 뒷산 봉우리의 고깔을 점령하고、눈 먼지를 일구며 화련 쪽 등성이를 업고、이고、끌고、넘어 가는 버드나뭇골 남녀로소의 등 뒤에다 소총의 일제 사격과 기관총 사격을 가하였다。
총성은 눈보라가 시야를 가리는 순간만 일시 잠잠하였다가 이어서 또 요란하게 일고 또 일고 하였다。
「어망이네들、놀랄 거 없습니다。」박승화는 아이 안지 않은 손으로 제 뒤의 문을 닫고 부엌에 들어 서서 웃으며 지어서 부드럽게 말하였다。그리고 우는 아이를 포대기채 내여 밀며、「이 애길 받으십시요。암죽을 끓에 멕에얄텐데……가만 있쟈、내 가서 쌀을 구해 오지요!」
조금 후에 박승화는 좁쌀을 한 말 가량이나 담은 남박을、아까 퉁 쏘인 부하한테 들려 가지고 돌아 왔다。
그것은「자위단」들이 움 속에서 혹은 나뭇단 밑에서 또 기타 얼른 생각해 내기 어려운 데서 둘쳐 낸 량식들 가운데의 일부분이였다。
「이 쌀을 드릴테니 어망이네들、애기헌테 암죽을 끓여 멕이시우。그리구 이번 토벌은 여느 때와 달라서 날짜가 좀 걸릴 것 겉으니 미리 그줄들 알구、어망이네두 시장허시문 이걸루 밥들을 졔 잡수시우。」박승화의 하는 말은 간곡하기 짝이 없어(정말 그럴 듯 하였다)경각성을 높이지 않고 듣는 사람은 감사의 념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다。그럴 정도로 그의 언어거지는 종용해 보였고、진실다워 보였다。「허어、참! 글세 년치 많으신 로인네들이 대체 이기 무슨 고생이시람! 공산당만 아니문사……흐음、」그리고는 천연스럽게 제 부하를 돌아 보고 명령하였다。「거、어디 가 붓과 먹을 좀 얻어 오게!」
눈 위에 버리고 간 아이를 걷어서 살려 주고、이틀 사흘 굶게될 로인들에게 쌀을(비록 그 쌀이 강탈한 것이기는 하지만、하여튼)가져다 주고……이러한 구체적인 행동의 기초 위에서 박승화는、자신을 가지고 자기의「관대」를 선전하였다。
그리하여 급기야 그것은 거기 상응한 수확을 별로 큰 힘 들이지 않고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바람벽에다 할머니들이 보는 앞에서 박승화는、부하에게 먹을 갈리여 그들이 말하는 소위 언문에다 한문자를 드문드문 섞어서 이렇게 썼다。
자위단은 결코 리유 없이 량민을 해치지 않는다! 공산당만 따라 가지 말라、그러면 우리는 당신네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 지고 보호하겠다。
한영수 등 몇몇 괴수를 붓잡아다 바치라、혹은 살해하라! 그런 사람에게 우리는 후한 상을 줄 것이며、또 특별한 권한을 줄 것이다。
우리의 실지 행동을 보고、이 말을 믿으라!
하동 반공 자위단
단장 박승화
그러고 나서 박승화는、한영수의 막사리에다 부하들을 시키여 마른 나무를 모아다 쌓아 올리고 불을 질렀다。그 집 한 채 만을 태워버리였다。그것은「량민」과 공산당을 구별한다는 표시였다。
다음다음 날、옹근 이틀 낮 이틀 밤을 눈 위로 쫓기여 다니며 먹지 못하고 쉬지 못하여 기진맥진한 사람들이 병자와 부상자를 혹은 부축하고、혹은 업고、혹은 아무케나 림시 만든 들것에 담아 가지고 마을로 돌아 왔다。
거기서는 다 타서 잿데미가 된데다가 눈까지 덮이여 처량하기 짝이 없는 영수의 집이、아니 집 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몸과 마음이 다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한결 더 심란하게 만들어 주었다。하나 그 대신 뜻 하지 않은 기쁜 일이 또 그들을、동시에 거기서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엄마의 젖 대신에 좁쌀 미음을 먹기에 습관이 된 류인호의 젖먹이 계집아이와 네 분의 추워서 떨지 않았고、배 고파서 허리 띠 졸라 매지 않으신 할머님네였다。
너무나 극심한 고생 끝이였고、너무나 큰 걱정을 하고 난 뒤인지라、군중의 정서에는 큰 파동이 자연히 생기였다。
가만가만들 말하였다。서로서로 소매를 잡아 다리며 속삭이였다。귀에 입을 가져다 대고 불어 넣었다。
「생각관 다르군 그래?」
「말짱허잖아、권 서방네 안 늙은이?」
「그러기 말이야!」
「류인호가 좋아 죽어……」
「왜 안 그러겠어、아일 살려 줬는데!」
「우리두……」
「쉬이!」
「누가 엿들어?」
「괜친 않지만、말 소릴 낮춰!」
「생각을 고쳐 해얀다니……」
「누가 아니래! 공연히 이러다간 지레 죽겠어。얼어 죽어두 죽구、굶어 죽어두 죽구、허다 못해 맞아 죽어두 죽구!」
「박 툰장이 쓴 걸 읽어 봤지?」
「그럼 안 읽어 봐!」
「똑똑히 씌여 있거던、거기……량민은 해치잖는다구!」
류인호는 자기 장인을 삶아 죽인 원쑤도 다 잊어버리고 기분이 건성 좋아 혼자 날뛰였다。박승화에 대하여 인식을(하긴 본래도 떨떨하기는 하였지만)그는 고쳐 하였다。
그래 은근히 이런 저런 근거 없는 소문을 동네 안에다 퍼뜨리며 돌아 갔다。
「설밑에 량민질 허는 사람에겐 조이찹쌀 한 말씩 거저 나눠 준대!」
「량민의 자식은 국자가 데려다 거저 공불 시킨대!」
「영수허구 장검이가 싸움질을 했다는데、거 뭣 때멘지 알아?」
「김 교장은 공산당을 안 허겠단다멘서?」
이런 터무니 없는 요언을 간접으로 들은 화춘이 박 서방은、눈을 부라리였다。그리고 단단히 별렀다。
「그 미친 낮도깨비 눈깔을、어디 두구 보자、이번엔 맞다들문 내、꼬챙이루 호벼 파 내버리잖구 배기나!-아、그래、그까짓 게 함부로 줴치는 수작을 당신두 참、곧이 듣는단 말이오? 껄렁껄렁 허게……떠들지 말아!」
………………………………………………………………………………………
이 동안 달삼이는、제 누의의 병상을 알리려 왔다고 남들 한테는 말한 처남에게서、박승화가 써 보낸 경고의 편지를 받았다。
거기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다。
달삼 형:
적위대가 우리 집을 습격할 계획을 세웠을 제、형은 왜 미리 알려 주지 않았소? 그리고 금번에 토벌대가 나갔을 때도 당신네의 후퇴는 너무나 신속하였고 또 너무나 조직적이였소。형은 대체 거기서 무얼 하고 있소? 서약서 앞에서 보인 형의 적심(붉은 마음)은 어찌 되였소? 민성이의、그리고 또 갖난 아기의 장래를 생각하시오。아주머니를 너무 오래 고독한 환경에서 살지 않도록 하시오。
나는 적의 내부에서의 형의 일이 그리 용이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소。그러기에 오늘은 독촉과 경고만으로 그치오。하지만 다음에 또 이런 과오를 형이 반복할 때에는、부득이 나는 이와 다른 말을 가지고 형을 대하게 될 것이오。
건투를 비오! 자주 련락하시오!
승 화
이 글은 보고 즉시 살라버리시오。
래원: 인민넷-조문판 | (편집: 김홍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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