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조선족들은 지난 20여년간 상대적으로 일손이 부족한 건설현장, 공장, 식당 등지에서 궂은일을 도맡으며 한국경제에 적지 않게 이바지했다. 하지만 한국내 중국조선족의 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진출범위 또한 넓어지면서 이제는 이들이 한국내 로동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가볍게 볼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커지고있다.
“외국인 불법고용 근절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선 전국건설로조 조합원들과 공사장 관계자들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건설로동자들이 시위에 나선것은 외국인 불법고용탓에 한국인 일자리의 씨가 마르고있다는 위기감때문이다.
한국전국건설로조 경기지부장 임차진은 “수도권현장에는 동포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이 많게는 90%까지 차지한다”고 하며 “일자리를 심각하게 잠식당하는 상황에 한국로동자들이 살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고용허가제는 한국인 일자리 보호차원에서 외국인고용한도를 정하고있지만 건설현장에서 이 규정은 사문화된지 오래다. 례컨대 공사금액이 1000억원(한화)짜리 아빠트공사현장에서는 중국조선족을 포함해 400명까지만 외국인을 쓸수 있지만 이를 지키는 현장이 거의 없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국전국건설로조 서울지부장 김창년은 “배당량을 지키기는커녕 불법체류자도 감독하지 않아 정부에 대해 부글부글 끓는 심정”이라고 하며 “내가 대한민국 국민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인과 조선족근로자 사이에 잔뜩 감정의 골이 팬 가운데 건설현장에서는 물리적충돌도 다반사이다. 지난 1월 21일에 한국 대전 유성구의 한 아빠트공사장에서는 사소한 말다툼이 생긴 끝에 중국조선족근로자 10여명과 한국인근로자 2명이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관광객이 늘고 한중간의 경제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조선족들의 활동령역은 건설업, 제조업, 농어업외에도 봉사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있다.
한국 서울시내 모 백화점은 씀씀이가 큰 중국인관광객이 몰리자 면세점은 물론 의류매대, 식당 등지까지 중국어를 구사할수 있는 중국조선족들을 대거 고용했다.
하지만 막상 중국어를 전공한 한국인들은 중국조선족들이 관련 분야에 활발하게 진출하는것이 반가울리 없었다.
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원장 곽재석은 “과거 우리가 3D업종 인력부족시기에 중국조선족을 써먹고는 지금 경제가 어려워지니 이들에게 화살을 돌리는 식이라면 곤난하다”고 하며 “중국과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통일을 대비하는 시점에서 중국조선족을 더욱 잘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성장 둔화기에는 특히 일자리잠식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이주민에 대한 반감이 커지기 쉽지만 이주민증가가 일자리감소로 이어진다는 통념은 잘못된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눈길을 끈다.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국적의 조선족은 방문취업비자제도도입 등 입국문호확대정책에 힘입어 2007년에 32만 8000명에서 지난해 12월말까지 경기도 안양시 인구와 맞먹는 60만 7000명으로 늘어났다. 불과 6년만에 30만명이 한국로동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져들어오는데 따른 충격파를 적절히 완화하지 못한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것이 로동계의 립장이다.
한국정부는 내국인고용시장보호를 위해 방문취업비자를 지닌 중국조선족들의 건설현장취업 한도량을 두는가 하면 재외동포(F-4)비자를 가진이는 단순로무직에 취업하지 못하게 했지만 실제 로동시장에서 이런 규정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일례로 건설업에서 일할수 있는 자격증인 건설업취업증명을 소지한 중국조선족은 현재 3만 1243명이다. 그러나 실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중국조선족은 최소 이의 두배, 세배에 달할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제조업, 봉사업에서도 중국조선족고용은 외국인근로자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고 한국인 대비 고용비률도 제한을 받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많다.
시장의 수요공급원칙에 따르면 제조업, 건설업 등 선호도가 낮은 산업분야에서 로력공급이 부족해지면 임금이 올라가는것이 정상인데 이주로동자를 활용함으로써 로임상승을 억제한다는것이다.
국제이주기구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최서리는 “문제의 핵심은 한국인 일자리를 외국인이 빼앗는다는것이 아니라 외국인의 불완전한 사회적지위때문에 로동력가치가 평가절하되고 결국 로시장구조를 외곡하는 상황에 이르는것”이라고 지적했다.
래원: 연변일보 | (편집: 임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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