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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하던 중국 녀학생, 한국 성공회대 수석 졸업

경영학부 덩원칭씨…개교 이래 첫 외국인 수석졸업자

2013년 08월 20일 09:46【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하느님이 네게 문을 닫으면 창문을 열어놓은것이니 그 창문을 찾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노력하면 길은 열리게 돼 있어요."

성공회대 개교 이래 외국인 류학생으로는 첫 수석 졸업자인 등문청(鄧文淸•25•녀)씨는 19일 같은 류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2009년 이 학교 경영학부에 입학한 덩씨는 전 학년 평점평균 4.23점(4.5점 만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올해 후기 졸업생 136명 가운데 수석을 차지, 오는 22일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이사장 상을 받는다.

중국 산동성(山東省) 위해(威海)시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 녀동생과 살던 등씨는 2008년 한국을 처음 찾았다. 2007년 위해를 휩쓴 태풍이 농사를 완전히 망치면서 가족이 빚더미에 올라앉는 바람에 돈을 벌어야 했다.

등씨는 동원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고깃집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해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몸은 고됐지만 말이 안 통하는 상태에서 할수 있는 유일한 돈벌이였다.

막상 언어를 배우다 보니 공부가 간절히 하고 싶어졌다. 그의 부모는 "정말 하고 싶으면 해라. 돈 벌어서 보내주겠다"며 딸을 응원했다.

등씨는 "부모님은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지만 그저 한국이라는 나라를 좋아하는 순수한 분들"이라며 "열심히 공부해서 당신들처럼 살지 말라고 말씀하곤 하셨다"며 눈물을 보였다.

등씨는 이듬해 가을 성공회대에 외국인 전형으로 입학했다. 꿈에 그리던 대학에 다니게 된 등씨는 모든 공부와 학교생활이 그저 즐거웠다고 한다. 특히 "교수님들이 다 잘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등씨는 외국인이 겪는 소외감과 언어 문제에도 굴하지 않고 학업에 매진해 결국 모든 학기 장학금을 받았다.

등씨는 현재 중앙대 경영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다. 대학원을 마치고 취업해 현장 경험을 쌓다가 고향으로 돌아가 교수가 되는 게 꿈이다.

"한국은 제게 제2의 고향입니다. 여기서 배운것을 바탕으로 지식뿐 아니라 경험이 많은 교수가 돼 학생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않는 법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래원: 인터넷흑룡강신문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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