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휘영청 같이 밝았다。
골육의 정에 끄을리는 아이를 찾으려 내려 가는 장검이 자신의 가슴 속에도、어른 다 된 장검이의 가슴 속에도 다치면 아픈、버얼써 옛날에 다 말라버린줄로만 알았던 기억의 물기 있는 뿌럭지가 그대로 살아 남아 있었다。
모세관 처럼 가느다란、그러면서도 억센 그것은 추석 날 밤의 희고 푸른 달 빛을 받아 새삼스러이 활동을 개시하여、그의 가슴 속에서 뿌리 뻗어 나가며 있었다。
기억에 조차 남아 있지 않은 아버지-왕청 어느 이름도 없는 산골에 묻히여 지금은 그 무덤도 길이 넘는 마른 풀로 뒤덮여서 알아 볼 수 없이 되였을 아버지……
그리고 역시 얼굴의 륜곽도 눈 앞에 그려 볼길 없는 어머니-눈보라 속에서 젖먹이 아들을 포대기에 싸 꼭 안고、그것을 살리고 자기만 가버린 그 사랑 지극하신 어머니-어려서는 생각만 하여도 눈물이 샘 솟아 가을 밤의 락숫물 마냥 그칠 줄을 모르던 어머니……
그뿐이랴 인자하시던 외할머니、그뿐이랴 다정하던 작은 이모……
풀어도 풀어도 그것은 끝이 없는、풀리고 또 풀리는 추억의 두루말이였다。가락나무 숲을 지나는 저녁 바람의 지루한 줄 모르는 속삭임이였다。추야장 기나긴 밤에 삼댓 불 밑에서 목침 베고 읽어 내려 가는 점도 똥그라미도 없는、따라서 끊는 데 없는、물 같이 흐르고 또 흘러서 쉬지 않는 이야기 책이였다。만장지설이였다。긴 한숨이였다。끊일 듯이 이을 듯이 흐느끼며 돌아 가는、수심에 찬 농촌 아낙네의 실 뽑는 물레질 소리였다。
장검이가 지금은 없는 리 서방、그 리 서방의 집 뜰악에 들어 선 것은 바로、쌍가마가 신골 방망이를 빼앗기고 무지스러운 최원갑이의 발길에 아랫 배를 질리우는 그 순간이였다。
표범 같이 몸을 날리여 장검이는、최원갑이를 엄습하였다。란투가 벌어지였다。
뒷골을 주먹으로 정신이 아찔 하도록 얻어 맞은 최원갑이는 나가 너머지며 그래도 성성 같이 긴 두 팔을 벌리여 장검이의 허리를 깍지 껴 안았다。
그리고 나자빠져서는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빨갱이 잡았다아! 빨갱이 잡았다아!」
일변 몸을 빼치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며 장검이는、짧게 경고하였다。
「뭘 어물어물 허구 있어? 성길이、빨리 올려 뛔라! 쌍가마두!」
그러나 성길이와 쌍가마는 어찌할 바를 몰라하였다。그들은 손에 든 권총도、다시 빼앗은 신골 방망이도 쓸 생각을 하지 않았다。아니、안 한 것이 아니라、못하였다! 사태의 엄중함과 긴급함에 그들은 넋을 잃은 것이였다。
집집에서 문을 박차고 사람들이 뛰쳐 나왔다。권총을 빼여 든 박승화와 어디서 무얼 하다가 달려 나왔는지 알 수 없는、팔모 방망이와 쇠갈구리를 든「자위단」들이 우루룩 내달아 왔다。
「다 죽을테냐? 한 자리에서 다 맞아 죽을 테냐?-내빼란데、성길이!」주먹으로 너무 가까워서 때릴 재간이 없는 최원갑이의 눈통을 겨누며 장검이가、목구멍에서 피가 튀여 나올 것 같은 목소리로 최후의 경고를 성길이들에게 하였다。
최원갑이는 얻어 맞으면 얻어 맞을수록 점점 더 꽉 껴안으며 고함을 질러 대였다。숨이 거의거의 넘어 가는 소리로 질러 대였다。
「아구구구! 아구、팔이야! 사람 죽는다아! 사람!……아구、빨리 와 주우! 빨갱이가 사람 잡는다아、아、아!」
개들이 짖기 시작하였다。
거기에 달려 오며 박승화가、그리고「자위단」들이 호응하였다。
「놓지지 말아、원갑이이!」
「꼭 붓들구 있어라아!」
그리고 도망치는 성길이와 쌍가마를 발견하고는-
「저 눔!」
「그리 내뺀다、그리 내빼!」
「잡아라아!」
「일루 몰아라、일루 몰아!」
「어디루?!」
「쏴라、쏴!」
이어서 총성、또 총성! 그리고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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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쓰 없는 권총을 든、풀이 죽을대로 다 죽은 성길이와 빼앗겼다 다시 찾은 신골 방망이를 든、이마에서 피가 흘러 내리는 쌍가마를 맞이한 웃 골안에서는、아닌 밤중에 소동이 일어났다……
래원: 인민넷-조문판 | (편집: 임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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