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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넷 조문판>>김학철>>《해란강아, 말하라!》

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30)

2016년 12월 28일 14:50【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예、이전 거의 다 아물었어요。」그럭 저럭 하는 통에 아주 적의 주구로 변해버린 총각 놈이、빡빡 깎은 도끼 대가리를 썩썩 긁으며 없는 거짓 말을 천연스럽게 지여내 가지고 순박한 사람들을 속여 넘기였다。「무슨 균이、결핵균이라나 허는 기 상처에 붙어서 그랬다는데、이전 뭐 별 문제 없대요。」

「애개、생원이、그 균이라는게 대체 뭐 허는 기요?」

「균요? 균이란 건、눈에 보이잖는 무슨 벌러지래요。」

「아구마니나、별 일이 다 있어라! 어떻거다 벌러지가 글세 그런데 가 붙는담!」

달삼이는 처남이 넘겨 주는 종이 쪽지를 변소간에 가지고 들어 가 몰래 펼쳐 보았다。

잘 간 끌날 같은 글자가 그의 심장을 사정 없이 파고 들어 왔다。

최원갑이 살해에 관한 책임은 잠시 추궁하지 않는다。너의 가족도 아직까지는 우대를 받고 있다。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소식이 없는 경우에는-년말까지 기한을 준다-너의 비밀을 우리는 공개할 것이다。잘 알아서 하라! 이것은 마지막 경고다!

「년말! 년말이래야 이제 겨우 한 주일 남잖았는가! 파멸이다!」

달삼이는 눈 앞이 캄캄해 지였다。거짓으로 엉덩이를 까고 앉은 채 다리가 저려나서 견딜 수 없을 때까지 그는 일어나지를 못하였다。

냄새 나는 줄도 모르고、엉덩이가 시린 것도 모르고 그는、생각하고 또 생각하였다。결국에 가서 한 가지 결론이 얻어지였다。

-「살아야 한다!」

달삼이는 처남을 헛간 뒤로 불러 내여 귀에다 입을 가져다 대고 벌벌 떨며 속삭이였다。

「여기 지금 유격대가、전 구의 유격대가 스물세 명、알겠나? 스물세 명……집결돼 있어。오늘 밤 자정 전후해서 아랫 마을 단 본부를 습격헐 예정이야。허니 자넨 지금 곧 달려 가서 소영자 수비대에 이걸 알리게。-국자가에단 거기서 전화루 련곌 취허게……알았지? 조심해! 검、가 보게! 알았지? 그럼……」

배상명이는 밤의 행동을 위하여 대원들을 미리 낮부터 잠을 재웠다。비밀은 그 동안에 이렇게 새여 나갔다……

그리고 밤이 되였다-

마음을 진정할 수 없는 달삼이는、신들메를 단단히 하고 슬그머니 혼자 보초선으로 나갔다。

아랫 마을과 웃 마을 사이、언젠가 장검이와 성길이가 적의 간첩을 해 저낄 때、달삼이 자신이 거기 엎드려 망을 보아 주던 그 둔덕 위에 보초는 서 있었다。

사람이 접근하는 기맥을 알고 어두운 데서 보초가、총 든 본촌의 적위대 대원이 낮게 수하하였다。

「거、누구요? 구령!」

「해란강!」역시 종용히 달삼이가 대답하였다。그리고는 목소리를 들어 그것이 누구인지를 알고、「문 동무요? 춥잖아? 난 달삼이……」

「아、교장 선생!」

「어드래? 별일 없는가?」

「없습니다、아무 일두!」

「그 총、이리 내우! 내 대신 서 주지……」

「아니、괘、괜찮습니다!」

「그러지 말구、이리 내우! 난 낮에 싫것 잤으니……곤헐텐데、어서 동문 들어 가 쉬우!」

「치만……」

「내가 책임 지문 되잖아? 이리 내우!」

정식으로 군사 훈련을 받지 못한 시골 농민인 보초는、립장이 없게도 그만 자기의 무기를 달삼이에게 내여 주었다。농협의 간부고、교장 선생이고 하니까 그는 원칙 없이 믿은 것이였다。

하긴 졸음은 오고、추워서 발은 시리고 하니까、「에라、잘 됐다!」생각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럼 교장 선생、수골 해 주시우。」총을 넘겨 주고 나서 은근히 기뻐하며、감사해 하며 보초가 치사 겸 부탁을 하였다。

천연스럽게 달삼이는 이렇게 그를 안심시키였다。

「걱정 말구、종용히 들어 가 한 잠 푹 쉬우。」

아랫 마을에서 개 짖는 소리가 퍽으나 넓은 강 건너에서 처럼 들리여 왔다。어둠과 정적이 거리를 늘궈 놓은 것이였다。

달삼이는 총을 들고 둔덕 아래 길로 내려 갔다。그의 생각은 거기 섰다가 일본 군대가 올라 오면 맞아서 자기가 앞장을 서 가지고 길을 인도할 작정이였다。

초조한 가운데서 반 시간이 지나 갔다。

「거、누구?」문득 아랫 쪽에서 바삐 뛰여 올라 오는 사람의 발자취를 듣고 달삼이는、뛰는 가슴을 진정하려고 애쓰며 낮게 물었다。그리고、「거기 섰어!」

「아、나요、나!」어둠 속읫 사람은 헐떡거리면서도 마음을 놓은 듯、반가운 소리를 이렇게 질렀다。「나、김 서방! 나……」

「김 서방? 음、무슨 일이오?」

「아、김 교장!」그 사람은 어두운데서 이 쪽을 달삼이로 알아 보고 좋아서 어쩔줄 몰랐다。「마침 잘 됐습니다! 마침 잘 됐어요!」

그것은 장검이가 박승화의 집에서 머슴을 살 때의 친구인 김 서방이였다。몸은「자위단」이면서도 마음은 농민 협회의 것인 김 서방이였다。

그는 자기 평생의 용기를 다 내여 가지고、보초를 서다 말고、자기가 먼저 안 위험을、동지들의 머리 위에 낮추 내려 드리운 위험을 그들에게 미리 통지하여 주려고 지금 달려 오는 길이였다。

「왜、무슨 소식이 있소?」달삼이가 다가 서며 따지 듯 다그쳐 물었다。

「소식……김 교장、큰 일 났수다!」김 서방은 숨을 돌려가며 돌려가며 두서 없이、말이 잘 나와 주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 하며、이렇게 한 마디 한 마디 꺼내 놓았다。「오늘 밤、지금 왜병이、아랫 골안에、웃 골안을 치려구……박 툰장두、우리 무장이 있는 걸……알구、지금、차비를 허구 있으니、이걸 빨리……」

종합하여 보면 그것은、「일병과『자위단』이 아랫 골안에 집결하여、지금 웃 골안 우리의 무장 부대를 습격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으니、이것을 빨리 알려서 피하도록 해야 하겠다」는 것이였다。

「알겠소。김 서방。내 곧 가 알리리다! 그럼 김 서방은 도루 내려 가서……」서둘으며 달삼이가 이렇게 권고하였다。

「아니、」김 서방이 맥을 놓으며 거기 반대하였다。「난 이전 못 내려 가요! 가서 죽을라구?」

「그렇지만……」

「못 내려 가요、김 교장! 난 이전……」평소의 자기 다웁지도 않게 김 서방이 자기의 주장을 되풀이하여 고집하였다。

「좋소、그럼 올라 갑시다。」결심을 완전히 내리지 못한 채 달삼이가 동의하였다。

자기 사람을 만나서 마음을 푹 놓은 김 서방을 앞 세워 놓고、달삼이는 짧은 주저 끝에 결심을 내리였다。-「김 서방은 올려 보낼 수 없다! 올려 보내면 계획은 다 파탄이다! 해 치우자!」

그는 손에 든 총의 날창으로 그 끝이 저 쪽으로 나가도록 힘껏 김 서방의 등어리를 콱 찔렀다。

「으아악!」쓰러지며 김 서방이 비명을 질렀다。그리고는 한 손으로 앞 가슴에 내여 민 날창 끝을 잡고、피를 게우며 물었다。

「이건 왜?」

그러고 나서 눈을 크게 뜬채 그는 절명하였다。

달삼이는 한 발로 숨 진 김 서방의 등을 꾹 내려 밟고、힘을 다 하여 겨우 날창을 수축될 대로 수축된 살 속에서 뽑아 내였다。

그리고는 얼른 뛰여서 원래의 보초 위치로 달려 올라 왔다。전신이 와들와들 떨려서 그는 자기의 손과 발을 자기 자신으로서도 어떻게 마음대로 지배할 수 없었다。

거기에 아무 것도 모르는、불만이 가득한 류인호가、시뿌듯 하여 보초를 교대하러 왔다。

달삼이는 가슴이 뛰여 그 자리에 더 서 있기 어려워서 되는 대로 총과 탄대를 벗어 주고、달아나다 싶이 하여 부락 안으로 뛰여 들어 왔다。

그는 들어 오는 길로 자기 집 골방에 들어 가 이불을 땀이 나도록 머리 꼭대기에서 부터 푹 뒤집어 쓰고 누어서는、허리와 팔 다리를 가드라떠릴 수 있는 대로 다 가드라떠리였다。

한 편、보초 위치에 선 류인호는 입 속으로 꿍얼꿍얼 욕을 하며、바람 오는 쪽에다 등을 돌리고 서서 따뜻한 자기 집 구둘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박 서방은 물론、영수를 비롯하여 장검이、달삼이、왕남산이、지어는 배 대장、양 당수까지를 다 입 속으로 하는 욕질의 대상을 삼았다。

달삼이가 보낸 정보를 받고 목적 있는 야간 활동을 개시한 일병의 한 개 소대가、박승화들「자위단」의 무리를 선두로、웃 골안을 포위하여 들어 온 것은 바로 이 때였다。

어떻거다 왕눈깔 류 서방은 심상ㅎ지 않은 무슨 소리를 들었다。겁으로 그 큰 눈이 휘둥글해 가지고 그는 벌서 부들부들 떨며 귀를 기울이였다。
조심조심 걸어 오는、그러나 헤아릴 수 없이(겁이 나 간이 콩알만 하여진 그에게는 꼭 그렇게만 생각되였다)숱한 발 바닥들이 언 땅을 밟는 소리……그것은 분명 그가 서 있는 둔덕 아래 길 위에서 났다。

너무도 놀라서 숨을 죽이고、아래 웃 이를 덜덜 맞쫗으며 류인호는、아래를 굽어 보았다。어둠 속에서 무엇이 삐죽삐죽한 것을(총을?)메고 줄을 지여서 올라 오고 있는 것이 으슴푸렷이나마 보이는 것 같았다。

보초인 류인호에게서는 가슴이 덜컹 구둘장 꺼지는 소리를 내며 내려 앉았다。그는 꼼짝 못하고 한참 동안 청동으로 만든 조상 모양으로 서서 운명을 하늘에다 내 맡기였다。

얼마만에 정신을 차리고 그는 소리가 날까바 살그마니 손에 들었던 총을 눈 위에다 뉘여 놓았다。그 다음에는 얼어서 곱은 손으로 오래 걸려 간신히 탄대를 끌렀다。그것도 총 옆에 가지런히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허리를 바싹 구부리고、목을 한껏 움추려떠리고、발 뒷굼치를 들고 살금살금、거의 기다 싶이 하며 달아나기 시작하였다。

사람 없는 데로、사람 없는 데로 그는 허턱 방향을 잡으며 숨이 자라는대로 걸음을 빨리하여 도망을 치고 또 치였다……

무인 지경이 되여버린 보초선을 거침 없이 넘어서 일병과 박승화들「자위단」의 무리는、어둠을 타고 웃 골안으로 들어 왔다。

래원: 인민넷-조문판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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