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마을"이 "암 마을"로, 환경오염이 주범
2013년 02월 26일 10:20【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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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file/201302/26/F201302261013200926706861.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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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 비해 암 환자의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은 이른바 "암 마을(癌症村)"이 중국 동남부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내륙까지 확산되고 있다.
국내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환경보호부는 최근 발간한 "화학약품 환경오염 위험 방지 12차 5개년 계획"(이하 5개년 계획)에서 "유독 화학물질 오염으로 일부 지역에 "암 마을"이 생기는 등 엄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암 마을"의 존재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암 마을"은 하천, 지하수가 지역 공장에서 배출하는 화학물질, 폐수로 오염됨에 따라 주민들이 암에 걸려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곳을 의미한다.
실례로 지난 2009년 중국노년학회가 "장수마을"로 선정하기도 한 산동성(山东省) 래주시(莱州市)에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암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국가 생태마을"로 지정되기도 한 토산진(土山镇)에서는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1~20명의 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식도암, 간암, 폐암 등으로 최소 30명 이상 숨졌다.
"장수마을"이 암 마을로 변한 데는 인근에 있는 농약제조회사 등 화학공장에서 배출되는 페놀 폐수와 오염된 공기 때문이다. 신화통신에서 발행하는 경제전문지 경제참고보(经济参考报)는 "이 곳 마을 주민들은 코를 찌르는 냄새 때문에 밤에도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자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암 마을"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소 200곳은 넘을 것으로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인민넷은 화중(华中)사범대학의 "중국 암마을의 지리 분포 연구" 론문을 인용해 "197곳의 마을이 "암 마을"로 확인된 데 이어 추가로 다른 50곳이 암마을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중국 내 암 마을은 247곳을 넘는다"고 전했다.
신경보 역시 최근 인터넷에서 류행하고 있는 "중국 암 마을 지도"를 인용해 "중국 내 "암 마을"이 최소 200곳을 넘는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9년 등비(邓飞) 봉황주간(凤凰周刊) 주임이 당시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지도와 비교하면 "암 마을"이 내륙으로까지 확대됐다.
등비 주임은 "최근 중동부 지역에 중심됐던 "암 마을"이 점차 중서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중서부 지역은 중동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락후돼 개발이 한창인데 기업들이 폐수를 하천에 (무단으로) 방류하고 농촌 주민들의 환경보호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보호부는 5개년 계획에서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4만여 종의 화학물질 가운데 3천여 종을 위험 품목으로 등록,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